여야, 예산안 심사 '창과 방패' 대결…예산전쟁 돌입

민주, 초부자감세·삭감된 서민예산 복구 등 초점 예고
국민의힘, 민주당 기조에 반발…재정건전성 회복 초점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며 정국이 급랭한 가운데 국회는 국감 전쟁을 마치고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거대 양당이 본격적인 예산 국회에서 '창과 방패' 대결을 예고하며 '예산전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예산전쟁을 치를 정예의 전사들을 출전시켰다. 여야가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심사를 맡게 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위원 명단을 발표한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우원식·박정·김두관·송기헌·유동수·한병도·민병덕·윤영덕·홍성국 의원 등 9명을 예결특위 소위 위원으로 구성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소위 위원은 선수, 지역을 고려하되 민생경제위기 속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감세와 맞서 삭감된 서민예산을 복구하고 민생예산 증액을 위한 첨예한 협상이 중요한 시점인만큼 예산 분석 및 심사에 전문성을 주요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4선인 우 의원은 현재 예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고 재선인 박 의원은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재선 의원으로는 김두관(국토위), 송기헌(산자위), 유동수(기재위), 한병도(기재위) 의원이, 초선 의원으로는 민병덕(정무위), 윤영덕(정무위), 홍성국(기재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이철규·이용호·정점식·장동혁·정희용·배현진 의원 등 총 6명 예결특위 소위 위원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은 현재 예결특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으며 재선 의원으로는 이용호(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 정점식(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있다.

초선 의원으로는 장동혁(법제사법위원회), 정희용(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배현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이름을 올렸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선수와 지역을 고려하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뒷받침하고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생 회복의 마중물이 될 내년 정부 예산안 심사인 만큼 예산 분석 및 심사의 전문성을 주요 기준으로 소위 위원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올해 예산안 심사가 이전과는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의원은 "예산안은 통상 예결위에서 눈여겨보기 때문에 각 상임위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임위에서도 꼼꼼히 살펴서 최선을 다해 국민혈세 낭비 부분을 찾아낼 예정이다. 이미 발견된 800억원 규모 영빈관 신축 예산 부분도 찾아내지 않았나. 이런 것처럼 제대로 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결소위 위원에 선정된 한 민주당 의원도 "아무래도 '예산 국감'이 될 것 같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얘기한 것처럼 세밀하게 다 살펴볼 계획이다. 그래서 올해 예산안은 감액 뿐 아니라 증액 부분까지 세세하게 다루면서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세세한 심사를 예고한 만큼 국민의힘도 맞설 준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을 '초부자 감세', '약자 없는 복지' 등으로 정의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비정한 예산이라며 사실과 다른, 팩트와도 맞지 않은 주장으로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예산 심사가 시작되면 의원들은 사실과 맞지 않는 프레임 씌우기가 아니라 국가 재정건전성을 지키면서도 맞춤형 복지를 할 수 있는 예산 심사에 머리를 맞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철저히 해서 논리에 밀리지 않고 팩트에도 밀리지 않도록 해달라"며 "정권이 바뀐 첫해인 만큼 새 정부 국정철학과 과제를 반영하는데 대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 원내대표은 이번 정부 예산안에 대해 "총 지출규모 639조원으로 12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했다. 24조원 규모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재정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먼저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 예산"이라며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생회복의 마중물을 놓고 위기에 취약한 서민과 약자를 두텁게 하는 맞춤형 복지에 전혀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예산안 심사 처리의 최선의 시나리오는 다음달 17일 시작되는 예결소위를 거쳐, 같은달 30일 예결특위 전체회의 의결, 법정시한인 12월2일 본회의 통과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미 예산안이 통과 시한을 넘겨 연말까지 여야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올해는 예산이 12월2일 통과가 쉽지 않을 가능성 있고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부터 진짜 입법 전쟁, 예산 전쟁이라는 각오로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 의원도 "이번에는 12월31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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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