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이 거부한 책임, 국회가 대신 물은 것"
정의 "尹·정부여당, 국민 경고 무시 더는 안돼"
국민의힘은 반발…규탄대회 열고 성토 쏟아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야권은 이번 탄핵소추안 통과가 '국민의 명령'이라며 명분을 강조한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회 폭거', '불법 탄핵' 등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는 오늘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난안전 주무부처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이 장관을 탄핵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 장관은 재난안전 주무장관으로서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 수행에 철저히 실패하며 159명의 소중한 국민의 희생을 막지 못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이길 거부한 책임을 국회가 대신해서 물은 것"이라고 명분을 앞세웠다.
대통령실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이 처리된 것을 두고 "의회주의 포기이다.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이 말하는 의회주의는 대체 무엇이냐"며 "대통령실은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비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끝내 거부한 윤석열 정부는 헌정사에 가장 부끄러운 '실패한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을 향해서는 "더 늦기 전에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러한 대통령실 반응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열린 입이라고 아무 이야기나 지껄이지 말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정의당 역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헌정사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법률적, 정치적으로 책임이 큰 이 장관을 진즉에 파면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이 내리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전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탄핵소추에 담긴 국민의 경고와 뜻을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변화가 없다면 이후 헌재의 심판은 물론 국민적,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류호정 원내대변인은 "피소추자 이상민의 헌법, 재난안전법,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중대하다"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 의무를 분명히 밝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탄핵안 처리를 '강행 처리'라 왜곡하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차분했던 투·개표 과정에는 어떠한 절차적 하자도 없었다. 정부여당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에 국민의 탄핵 요구가 더 높아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국회는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른 민주당 의회 폭거의 장이었다"며 "국민이 부여한 의회 권력을 남용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기본적 사실 관계는 물론 판결문의 선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민주당의 무지한 막무가내식 이재명 방탄을 위한 행태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무위원 탄핵 요건에 전혀 해당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정치적인 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 안전, 헌법 질서는 민주당의 관심사가 더 이상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규탄대회를 열고 "대한민국 헌정사의 오점이자 반헌법적 폭거"라며 민주당을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이상민 탄핵안 가결 규탄대회'에서 "브레이크가 없거나 고장 난 대형트럭은 가끔 흉기로 변한다"며 "더 가면 대선 불복이자 윤석열 정부에 해코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도 "헌정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불법 탄핵이고 대선 불복 탄핵"이라며 "앞으로 민주당 스스로를 탄핵하는 셀프 탄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은 총투표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통과됐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무위원이 탄핵소추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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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