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1명 신청 vs 2만7천명 몰려…입지·가격따라 청약시장 양극화

착한 분양가 단지는 흥행…두 자릿수 경쟁률
분양 시장 한파에 10명 안팎 신청 단지 속출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 시장에서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올해 들어 심화하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 분양에 나선 16개 단지 중 2개 단지만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시화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1순위 청약 접수에서 총 95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6994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3대1로 요즘과 같이 침체된 분양 시장에서 흥행했단 평가를 받는다. 1965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최초 분양 때 일부 부적격·계약포기 물량이 나왔지만 선착순 계약을 통해 최근 완판에 성공했다.

우미건설이 부산 강서구에서 선보인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린'의 경우에도 1순위 605가구 모집에 6947명이 몰려 평균 1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개 단지 모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다.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4억7560만원~5억2980만원이다. 인근 기축인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 ‘포레나 대원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올해 2월 5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단지 분양가가 50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올해 청약 시장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착한 분양가'를 앞세워 분양에 나선 단지는 청약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달랑 1명만 신청한 단지가 등장할 정도로 청약 시장의 성적이 크게 엇갈린다.

충남 서산 해미면에 조성되는 '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은 80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에 단 한 명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순위 청약에도 2명만 신청하면서 청약 미달률이 96.3%에 달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도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478가구 모집에 1순위 10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2순위에서도 18명만 신청해 브랜드 아파트의 체면을 구겼다.

광주시 서구 마륵동에 들어서는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 역시 191가구 모집에 1순위와 2순위 합쳐 11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고, 제주시 애월읍 '하귀푸르미르' 아파트도 41가구 모집에 4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대출 금리가 올라 수요자들은 점점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분양가에 따라 청약 성패가 결정되는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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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