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걸리는 '정당 현수막'…서울 구청장들 "법 개정 시급"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옥외광고물법 개정 요청"
정당 현수막 난립에 시민 불편·안전사고 우려
"설치 전 표시사항 등 서면 제출 의무화하도록"

서울 구청장들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정당 현수막을 막기 위해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당 현수막에 따른 문제를 지자체가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24일 서울시 구청장협의회(협의회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 15일 제177차 정기회의에서 '정당현수막 관련 옥외광고물법 등 개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표시하는 현수막은 지자체에 별도 허가나 신고, 제한없이 15일간 게시할 수 있다.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후 정당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우후죽순 설치되면서 시민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교차로와 가로등 지주 등 주요 시설에 무분별하게 현수막이 게시되면서 보행자와 차량 등의 안전 사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표시사항에 대한 기준도 불명확해 정당 현수막을 둘러싼 분쟁도 커지고 있다. 최근 송파구에서는 구청이 진보당이 게시한 '송파구청장 규탄' 현수막을 철거하면서 경찰 수사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송파구는 현수막 내용이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불법 현수막'이라는 입장인 반면 진보당은 '무단 철거'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현수막 철거를 놓고 송파경찰서에 서로 고발 조치한 상태다.

구청장들은 정당 현수막 난립으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처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옥외광고물법에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근거를 마련하고 시행령에 기준을 신설하도록 법 개정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수막 설치 전까지 표시사항과 게시 장소, 수량, 규격을 시장 등에게 서면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기준을 지키지 않거나 안전 사고 발생 우려 등이 있는 경우에는 철거 명령, 강제 철거, 과태료 부과 등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일부 구청장은 해당 사안을 조례에 위임해 지자체 내에서 자체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건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구청장협의회 측은 "설치 개수, 장소 등 제한 규정이 없어 현수막 난립에 따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시민 안전과 불편 해소를 위해 시급히 옥외광고물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