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소액주주 미수금 반환 촉구에 난감…내달이 관건

내달 말 주총서 배당실시 여부 최종 결정
"재무개선 무배당, 미수금 완화되면 재개"
소액주주 반발, 미수금 반환소송 채권추심
"배당보고 투자", "억대 연봉이나 삭감하라"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1분기 기준 미수금이 12조원에 육박하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에 앞으로 전개 방향이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다음달 말께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배당 실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 24일 "정부와 가스공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미수금 문제가 완화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될 시 과거의 배당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무배당 결정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포인트,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33%포인트 개선되고, 무배당에 의한 자본증가로 사채발행 한도가 증가하면서 향후 에너지 위기 발생 시 재무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미수금이 역대급으로 불어난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제 재무 상황이 악화된 것과 달리 배당을 실시하게 됐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는 연결기준 500%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미수금은 지난 한해 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51조7243억원, 2조463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87.9%, 98.7% 증가했다.

가스공사는 판매손실금을 미수금으로 분류해 추후 정부가 정리해주는 독특한 회계처리 방식을 사용한다. 이에 재무제표에는 적자여도 흑자로 기재되면서 이번에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

이에 가스공사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무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히자 소액주주연대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삼천리 등 도시가스 소매업체를 상대로 미수금 반환 소송과 채권추심에 나설 것을 국민신문고에 촉구했다.

공사가 나서지 않으면 미수금 방치를 이유로 상법에 따라 30일 뒤 공사의 이사감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을 예고했다.


가스공사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난방비 폭탄으로 국민 불만이 거센 상황인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주주들의 목소리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이 가스공사를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인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수금을 해소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배당을 주는 것보다 중장기적으로도 주주들에게 더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당 지급 여부 결정은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나는 만큼 다음달 향방이 주목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소액주주 비중은 35.09%다.

소액주주들이 자주 찾는 종목토론방에서는 "시장경제 원칙은 온데간데 없이, 말 한마디에 배당철회라니", "배당 보고 공기업에 투자하는 것인데", "억대 임직원 연봉이나 삭감해라" 등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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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