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동액 먹여 60대 친모 살해한 딸, 징역 25년 선고

법원 "보험금 때문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동기 찾기 어려워"
피의자 "질책하는 엄마가 미웠다. 용서받고 싶다" 최후진술

60대 어머니에게 자동차 부동액을 몰래 먹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3일 존속살해 및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38·여)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피고인은 보험금이나 경제적 이유로 살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서 "피고인이 지난해 1월 존속살해미수로 나온 보험금을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점, 이후 생명보험 부활과 관련해 보험사 직원과 상담하거나 검색한 정황을 종합하면 다른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객관적 살인 범죄 행위를 모두 인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이 제출한 증거가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며 "존속살해, 존속살해미수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은폐하려고 한 점, 다른 가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선 "범행 경위나 동기, 방법 등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이 살인 범행을 다시 저지른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천륜과 도의를 저버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도 의문이고 보호관찰소의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피고인은 살인 범행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같은날 A씨는 최후진술에서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하는 엄마였지만 질책하는 엄마가 미웠다"면서 "엄마에게 한번만 더 저를 이해해 달라고 죄송하다고 백번 천번 용서받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3일 인천 계양구 한 빌라에서 60대 어머니 B씨에게 자동차 부동액을 몰래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달 28일 B씨는 혼자 살던 빌라에서 숨진 채 아들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B씨의 사망 원인을 변사로 처리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부동액 성분이 검출되자 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해 11월9일 경기 안양시에서 긴급체포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또 다른 대출을 받아 납입금을 내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오랜기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늘어나는 대출금을 납입하지 못하자 어머니 B씨 명의로 몰래 대출을 받아 채무를 변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A씨는 B씨로부터 금전 문제 해결을 질책받자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부동액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한편 A씨는 숨진 B씨의 휴대전화로 남동생과 일주일가량 문자를 나누며 친모 행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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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