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 비중 25%→34%
올해 1분기 아파트 분양가보다 낮은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등으로 분양권 거래 시장도 타격을 입은 가운데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마피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29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분양권 거래량 4473건 중 분양가 이하로 매매된 '마피' 거래는 1509건으로 전체의 34%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에는 전체 분양권 거래 4733건 중 마피 거래가 1149건으로 25%를 차지했는데 1년 새 10%p(포인트) 가량 늘었다.
경북 포항시 남구 '힐스테이트 포항' 전용면적 84㎡는 이달 분양가(2억9961만원)보다 4192만원 낮은 2억5769만원에 거래됐다.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센트럴파크 에일린의뜰' 전용 101㎡도 지난달 분양가(6억6120만원)보다 2638만원 낮은 6억3482만원에 손 바뀜 됐다.
수도권에서도 '마피' 거래가 이어졌다. 인천 미추홀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 주안' 전용 59㎡는 올해 2월 분양가(3억7500만원)보다 2311만원 싼 3억5189만원에 거래됐고, 서구 '검암역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2단지' 전용 84㎡도 이달 분양가(5억5050만원)보다 1132만원 낮은 5억3918만원에 거래됐다.
마피 분양권 거래 비중이 커진 것은 집값 하락 영향이 크다.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에는 분양권을 매수할 경우 입주 시점에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도 몰렸지만, 집값이 하락하자 수요가 줄면서 기존 분양가보다 낮은 마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분양권을 정리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던 지역이나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셋값이 떨어지고, 대출이자 증가 등으로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다 보니 분양권을 던지는 경우가 생기면서 마피 물건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입주 물량이 집중됐던 지역에서는 마피 매물이 쌓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 조성 중인 '더샵수성오클레어' 전용 84㎡ 분양권은 1억33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2021년 당시 분양가가 8억1200만원인데 최저 호가가 6억7900만원까지 떨어졌다.
4월 입주 예정인 서구 평리동 '서대구역서한이다음더퍼스트' 전용 84㎡ 분양권은 97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같은 면적 분양가는 4억7300만원이지만 3억76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한편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마피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거나 공급 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돼 가격이 플러스 전환돼야 하는데 여전히 미분양 주택이 많은 상황에서는 마피 분양권 소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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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