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진주국민보도연맹 유해발굴 중간보고회…20여구 추정

현재 발굴된 유해는 두개골 2점 등 80여점…탄피·탄두도 출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4일 진주시 명석면 주민센터에서 '진주 국민보도연맹사건' 피학살자 유해 발굴조사 중간보고회를 열고 현재 발굴된 유해는 두개골과 허벅지뼈, 정강이뼈 등 시신 20여구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중간보고회는 유해 발굴을 담당한 동방문화재연구원 이호형 원장이 발굴 과정과 성과 등을 설명했다.



이번 발굴은 2기 진실화해위에서 지난 1950년 7월께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산 174번지 일대에서 사망한 민간인들의 유해를 50여구로 추정하고 발굴을 진행했다. 조사 범위는 225㎥ 정도다.

유해는 지난달 22일 한국전쟁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 이후 발굴을 시작한 지 6일만 지난달 27일부터 출토되기 시작했다. 불과 20㎝ 아래 땅속에서 70년 이상 억울한 죽임을 당한 채 묻혀 있었다.

발굴된 유해는 두개골 2점과 허벅지뼈 및 정강이뼈 등 80여점으로 20구 정도로 추정된다. 탄피와 탄두도 산발적으로 나왔다. 단추, 칫솔, 틀니, 동전 등도 곳곳에서 출토됐다.

발굴이 진행된 규모는 길이 510㎝, 너비 210~240㎝, 깊이 40㎝ 등 평균 20㎝ 정도다. 구덩이 안에 매장된 유해와 이 구덩이를 덮고 있는 복토층에서도 유해가 나왔다.

허벅지뼈와 정강이 뼈 등은 일정한 너비에서 2중, 3중으로 중첩돼 나왔다. 완전한 형체의 유해와 정형성을 보이는 유해는 없다.

유해가 구덩이 내부 공간에 2~3겹 포개진 상태로 매장된 점, 정형성이 없는 점, 세워진 유골이 없이 지면에 편평하게 놓여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주변의 유해를 2차적으로 이 구덩이에 모아 매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조사는 구덩이 및 유해 유품 위치에 대한 기록을 작성하고 현재까지 노출된 유해와 유품을 수습하고 추가 발굴을 할 계획이다.

정연조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은 "74년동안 이름없는 산에서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행방도 모른채 묻혀 있다가 발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 것은 고마운 일로 앞으로 선조를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유해도 하루 빨리 발굴해 온전히 모셔야 한다"며 "이번 발굴에서 밝혀지지 않은 아버지 유해가 확인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흐느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발굴현장은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분류되고 진주형무소 사건과 연관성도 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유해 50여 구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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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