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고물가 계속…국민 부담 완화해야"
여야, 기재위서 유류세 인하 유지 한목소리
국민의힘은 17일 정부에 유류세 인하 조처를 연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야당에서도 연장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정부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물가와 유가 동향,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현재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당분간 연장할 것을 정부가 적극 검토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국민 생활비를 덜어드리기 위한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고유가·고물가· 시대 유류세 인하 조치가 국민께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그러나 "3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4.2% 상승하는 등 여전히 물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국제 유가까지 상승하는 등 국민을 힘들게 하는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2월까지 국세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5조7000억원 감소하는 등 재정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 부담 최소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지금 물가와 유가 동향,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당분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시장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며 국민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요청은 이날 오후에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나왔다. 여야는 최근 주요 산유국 모임(OPEC+)의 대규모 감산 합의로 오른 기름값이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치 연장을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예정대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되면 현재 1700원대로 올라선 휘발윳값이 리터당 20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높은 기름값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결과적으로 물가도, 금리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세수 부족을 면하기 위해 유류세를 원상복구할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인하 조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의원은 정부의 세수 전망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유류세 인하 단계적 폐지는 철회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없이 세수 결손을 메꾼다면 시행령으로 유류세나 부동산, 시장가액비율 등으로 세입을 확충하거나 지출구조조정해서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지출을 조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당분간 연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공식적인 여당의 요청이 있어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유류세 탄력세율은 유가가 굉장히 높을 때 한시적으로 유류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하거나 어느 정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OPEC+에서 감산 결정을 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세"라며 "정부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여러 전문가, 여당에서 국민과 민생 부담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당분간 연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제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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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