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나 갚자"…청약통장 9개월째 해지 러시

한 달 동안 8만명 더 줄어…작년 7월부터 감소 행진
시세차익 줄어들고, 청약통장 이율 낮아 해지 선택

부동산 침체 여파로 신규 주택 청약시장 인기가 식으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05만7127명으로 2월 말 2613만7772명에 비해 8만645명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7월(2701만9253명)부터 줄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자 한 때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작년 초만 해도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 청약에 당첨만 되면 큰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하락하는 반면 분양가는 계속 치솟아 큰 시세차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청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통장 금리가 시중 은행 금리와 차이가 큰 점도 청약통장 해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세 자금 대출 금리가 4% 안팎으로 크게 오른 데 반해 청약통장 이율은 연 2.1%에 불과하다. 이에 대출 이자나 원금 상환을 위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약통장 감소세는 최근 들어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14만, 10만명이 감소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8만명이 감소해 감소 폭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서울 내 비규제지역 청약 당첨자의 실거주 의무가 폐지, 무순위 청약 거주 지역 요건 완화 등 정부의 규제 완화를 계기로 국지적으로 청약 수요가 살아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직 청약시장이 완전한 살아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연착륙 대책에 따른 시장 활성화 분위기가 어느 정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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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