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베이비스텝'…한은 긴축 종료할까

한은, 2·4월 3.50%로 연속 동결…인플레 압력↓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로 내려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았지만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25일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데 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4.75~5.0%던 기준금리를 5.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 미 기준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과의 금리 차는 1.75% 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FOMC는 이날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결정하고 성명을 통해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FOMC는 이번 성명에서 지난 3월 당시 포함된 "추가 정책 강화(금리인상)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삭제된 문구에 대해 "상당히 유의미하다"며 "불확실한 역풍과 누적된 통화 긴축조치를 볼 때 향후 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월과 4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선 사실상 국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은의 전망대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3%대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또 1∼2월 연속 경상수지 적자를 비롯해 갈수록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해지는 만큼 한은이 다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소비자물가도 3퍼센트대로 내려왔고 경기침체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며 금리동결을 점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7% 상승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바 있다.

2월 경상수지 적자는 5억2000만 달러(약 6861억원로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낸 건 원윳값이 크게 오르고 남유럽 재정 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2월 적자폭은 사상 최대였던 1월 42억1000만 달러보다 36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5월 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환율 (정책)도 미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미 은행 혼란, 경상수지 적자 흐름과 연결될 수 있는데 이제는 국내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생각하면서 이를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현 시점에서 피봇(통화정책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데이터에 달려 있고, 우리는 다른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봐야 한다"며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몇 차례 더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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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