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보조금심의위 운영 질타…"8시간에 763건 심사"

제주도의회 예결위서 지적…"예산부서 거수기 역할?"
짧은 시간 동안 수백 건 심의…"제대로 평가 되겠느냐"

제주도 보조금심의위원회가 짧은 시간 동안 수백 건 사업을 심의하면서 제대로 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도의회에서 제기됐다.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대천·중문·예래동)은 지난 2월 도 보조금심의위원회 3분과에서 심의위원 5명이 8시간 동안 보조금 사업 763건을 심의한 일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산술적으로 1시간에 95건 사업을 심의하고, 1건의 사업을 판단하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심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취지였다.

임 의원은 "8시간에 보조금 사업 763건에 대한 사업의 적절성 등이 평가가 되겠느냐"며 "예산담당관실에서 자체 평가를 해서 적정, 부적정, 부결 자체 평가를 한 것 아니냐. 보조금 심의위원회 분들이 좀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예산 부서의 거수기 역할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순철 제주도 예산담당관은 "사전에 심의위원에게 자료를 배포해 검토를 해 오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보조 사업이 많다 보니 건수가 굉장히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 본예산 편성 같은 경우 심의 기간을 4일에서 6일로 늘리는 등 융통성의 묘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또 "보조금 심의위원회의 심사 기준이나 심사 지표가 비치가 돼 있느냐"고 물었고 양 담당관은 "심사 기준은 따로 비치돼 있지 않고 행정안전부의 지방보조금 제도 운영 매뉴얼을 보면 심의 범위가 규정돼 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보조금심의위원회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그는 "보조사업자를 출석시켜서 사업의 필요성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이런 식이면 도의회 예산 심의보다 보조금 심의가 더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담당관은 "이제 보조금관리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는데, 문제점을 많이 보완하겠다"며 "보조사업자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통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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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