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제주 청년 3661명 지지 선언식
검찰 "캠프 측에서 현수막 제작 등 주도해"
변호사 "사실 왜곡·유리한 증거만 채택해"
"지지자 수 추산 어려워"…집계는 '엉터리'
17일 열린 오영훈 제주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서는 지난해 당내 경선 기간 중 행해진 '제주 청년 3661명 지지 선언 행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오 지사와 제주도 서울본부장 A씨, 도지사 대외협력특보 B씨, 도내 모 비영리법인 대표 C씨, 서울 소재 컨설팅업체 대표 D씨의 네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지난해 4월2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2030 제주청년 3661명 오영훈 경선후보 지지선언' 행사에 대한 증신 신문이 이뤄졌다.
검찰은 당시 치열했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오 후보 캠프 측이 지지 여론 형성을 위해 행사에 쓰일 현수막을 제작하고 청년들의 지지선언문을 작성 및 배포하는 등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이를 통해 선거 공약을 홍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오 후보 캠프 관계자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각각 오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제주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캠프 내 청년층 담당자 증인 A씨에게 청년 지지 선언 행사에 쓰인 현수막이 A씨 등의 이름으로 제작 의뢰된 경위에 대해 물었다. 이에 A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제작 업체 사장님의 진술이 그랬다면 틀리지 않았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지선언문 초안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캠프 내 청년층 담당팀에서 작성한 것 인지에 대해서 모두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오 후보 캠프발 보도자료와 오 후보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청년 지지 선언 3661명' 문구와 관련해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 묻는 검찰 질문에 "구글폼 등의 방식으로 SNS 상에서 받은 걸로 알고 있다. 3661명의 산정 근거는 잘 모른다"며 "제가 구글폼을 통해 받은 청년 지지 선언은 400명이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진술한 청년 지지 선언 400명에 대해 일일히 계산한 것인지 따져물었다. 이에 A씨는 "구글폼 링크를 지인에게 공유한 뒤, 그 지인들이 주변에 공유한 것을 토대로 400명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실제로는 받은 인원 수는 200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증인(A씨)은 400명이라고 해놓고서 200명이라고 말하는 데, 지지자 수를 대충 추측한 것으로 들린다"고 재차 물었다. 이에 A씨는 "제가 받은 것은 200명 되지 않을까 싶다. (구글폼)이게 추산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오 지사 측 변호인들은 3차 공판 당시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관련 증거들은 입증 사항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검찰 측이 유리한 증거들만 채택했다"며 "정치인과 후보자 간 대화 내용을 잘못 해석하는 등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증거들"이라고 맞섰다.
다음 재판은 6월2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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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