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주취자의 직원 폭행 3년 새 2배 증가"

1분기 취객 관련 문자민원 2569건 접수
종로3가역에서 과도한 음주 위험 경고

#지난 4월 자정이 넘은 시각, 20대 남성이 만취한 상태로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근무자들이 이를 제지했으나, 승객은 욕설과 함께 담배연기를 근무자의 얼굴에 내뿜으며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급기야 근무자를 밀쳐 넘어트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했다. 경찰이 출동해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나, 근무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역 직원과 지하철 보안관들이 주취자에 의해 폭언과 폭행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직원이 주취자로부터 폭언·폭행당한 사건은 27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체 폭언·폭행 중 주취자가 원인인 비율은 지난달 기준 65.5%로 2020년 31.2%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공사는 지난 25일 종로3가역에서 대한노인회,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합동으로 음주 후 지하철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직원 대상 폭력 방지를 호소했다.

공사 고객센터로 접수된 취객 관련 문자민원은 올해 1분기(1월~3월)까지 총 2469건이었다. 대부분 주취 사고가 에스컬레이터 또는 계단에서 발생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고 이동하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다치는 사고들이다.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에서의 전도 사고는 본인뿐 아니라 함께 이동 중이던 타인까지 휘말릴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하다.

또 역사 내 비치된 소화기를 갑자기 분사하며 난동, 이유 없이 고객안전실에 들어와 문 앞에서 주저앉고 귀가를 거부하며 역 직원의 업무를 방해하기, 대합실 바닥에 대변을 눈 채 그대로 쓰러지기 등 다양한 기행도 있었다.

공사에 따르면 음주 후에는 누구든 평상시보다 판단이 늦어지고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구역질이 나거나 속이 안 좋은 경우에는 잠시 내려 역 화장실을 찾아 불편을 해결한 후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지하철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시설로, 만취한 승객 한 명의 부주의한 행동이 자칫 다수 이용객에게 큰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음주 후에는 힘드시겠지만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고, 시민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존중해서 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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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