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고등어·설탕값 급등에…정부, 농축수산물 관세 내린다

기재부, 내달 초 할당관세 인하 확대

고공행진하는 먹거리 가격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돼지고기와 고등어, 설탕 등 농·축·수산물 할당관세율을 다음 달 초부터 대폭 인하한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올해 전반적인 물가가 다소 안정됐으나 일부 농축산물의 경우 수급불안과 국제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하반기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물가불안 품목의 관세율을 인하해 서민 먹거리부담을 완화하고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인한 연쇄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인하 대상은 서민 먹거리인 돼지고기와 고등어, 식품 재료 중 설탕과 원당(설탕 원료), 소주의 주원료인 조주정 등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전년보다 4.2%, 고등어는 13.5%, 설탕은 12.9%, 외식은 7.4% 상승했다.


돼지고기는 수요가 늘어난 반면, 유럽산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공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달 삼겹살 가격은 평년보다 약 17%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최대 4만5000t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양돈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고등어는 주수입처인 노르웨이의 지난해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대상을 자반·필레 등에 사용되는 600g 이상 특대형까지 확대하면 단기적인 공급부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고등어 조업 어가의 성수기 등을 고려해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1만t, 기한은 8월 말까지로 적용한다.

설탕은 사탕수수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와 태국의 기후악화로 생산이 감소해 국제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해 설탕할당관세율을 기존 5%에서 0%까지 추가 인하하고, 원당도 0% 할당관세를 적용해 하반기에 자유무역협정(FTA) 비체결국인 브라질 등으로 수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소주의 원료인 조주정의 할당관세 0%도 하반기까지 연장한다.

생강은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하반기에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9월 말까지 식용생강의 시장접근물량을 1500t 증량한다.

아울러 배합사료 생산에 사용되는 주정박·팜박에도 0% 할당관세를 적용해 공급가격이 인하되면 축산농가와 사료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는 대통령령인 할당관세령 개정 외에도 기재부령인 시장접근물량 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생강에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수입물량을 증량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에 관세를 인하한 품목들은 단기적인 공급량 부족 또는 국제 가격의 인상에 따라 국내가격이 인상된 품목들"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서민들의 먹거리 물가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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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