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해 7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1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나경선)는 지난달 31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받은 A(39)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시야가 제한된 야간 시간대에 일반 도로에서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주행했으며 황색 점멸 신호를 보고도 개의치 않고 보도를 침범하기도 해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적용돼야 한다”라며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생명을 잃었고 피해자 가족의 고통이 장기간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워 관용이 아닌 엄벌에 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8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 과정에서 “진심으로 깊이 사죄드리며 여러 방법으로 사죄를 드리기 위해 노력했고 수감 생활 동안 피고인이 어떻게 해서든 피해 회복에 대한 의사를 표시했다”라며 “이러한 부분을 참작해 달라”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죄송하다며 잘못을 잊지 않고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오후 2시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4월 7일 오후 9시 30분께 술에 만취한 상태로 세종시의 한 도로에서 과속하다 전방에 가로로 정차해 있던 피해자 B(62)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다.
해당 도로는 제한 속도 50㎞였으나 A씨는 약 107㎞로 운전했으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9%로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로 운전석에 있던 B씨 등 6명은 전치 약 2~14주의 상해를 입었으며 뒷좌석에 있던 C(42·여)씨는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위 공직자로 타에 모범이 돼야 함에도 음주와 과속 운전을 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했다. 다만 피해 차량이 우회전만 가능한 교차로에서 반대 차선으로 진입하기 위해 도로를 횡단하는 등 사고의 결과 책임을 모두 피고인에게 지울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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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