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 동결…"에너지가격 하향세·국민부담 고려"

한전, 연료비조정단가 5.0원 유지
강경성 "국민부담 고려, 쉽지 않아"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고물가에도 40% 가까운 전기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되찾자,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 당 5.0원으로 결정, 전기요금을 동결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 차이에 변환계수를 적용해 산출한다. 실적연료비란 지난 3개월 동안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BC유의 무역통계가격 평균가격을 말한다.

한전은 매 분기 마지막 달의 16일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업부에 제출하며, 산업부는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이를 바탕으로 인상 시기와 수준 등을 검토한 뒤 당정 협의를 거친다. 이후 산업부 산하 독립기구인 전기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전기요금은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사안이다 보니, 최근 이를 결정할 때마다 한번 씩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한 달여 지연됐던 앞선 전기요금 결정 때와 달리 이번에는 관계 부처 등 사이에 의견이 일치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전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누적적자 44조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를 해소하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연이은 인상으로 발생한 국민 부담을 우려한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6.9원, 3분기 5원, 4분기 7.4원에 이어 올해 1분기 13.1원, 2분기 8원 등 연이어 인상하면서 40원이 넘는 수준이자 약 39% 인상됐다.

올해 인상분은 지난해 말 산업부와 한전이 추산한 인상요인 51.6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연이은 인상과 고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3분기에도 추가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앞서 추산한 인상요인이 달라졌을 것으로 봤다.

산업부에서 에너지 부문을 총괄하는 강경성 2차관은 지난 14일 취재진에게 "그동안 정부에서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많이 올렸다"며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한전이 제출한 연료비 정산단가 자료를 살펴봐야겠지만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근에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기록 중"이라며 "약 51원을 인상해야 한다고 추산한 당시의 예측과 지금 예측은 달라질 수 있다. 당시에는 맞는 수치였지만, 지금은 다시 보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는 선물가격으로 예측하는데 현재 약 3개월 정도 지난 상태다보니 어느 정도 시점에서 한전이 사오는 가격과 파는 가격이 뒤바뀔 것 같다. 예측이란 게 항상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수 있어 추이를 살피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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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