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상 군인 가산점, 특혜 아닌 작은 보답"

"매년 부상 군인 900명 중 3분의 2는 취업 지원 없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가산점 부여 공식 제안

오세훈 서울시장이 군 복무 중 부상을 입은 장병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이들이 공무원 시험이나 공기업에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해달라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공식 제안했다.



오 시장은 22일 오전 9시50분 서울시청에서 열린 보훈정책 추진 및 보훈문화 확산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부상 제대군인들에게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확대하고, 공무원 시험이나 공기업에 응시할 때 가산점을 부여해서 부상의 어려움을 딛고 굳건히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경우 5~10% 취업 가산점을 받고 있으나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한 부상 제대군인에게는 장애보상금 등 일시적인 지원금 외 별도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 청년부상 제대군인 상담센터를 개소하는 등 1년 넘게 부상 제대 군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는 것을 가장 절실히 원하고 필요로 하셨다"면서 이들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어느 특별한 집단에게 특혜를 주자는 말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부상을 입은 제대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에 나라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이라고 강조하며 "오늘 협약을 기점으로 해서 앞으로 서울시와 국가보훈부가 긴밀하게 협력해 더욱 촘촘하고 두텁게 보훈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군 복무 중 장해(노동능력 상실 또는 감소)를 입은 만큼 이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보상 및 보훈차원에서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건강한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절실해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박 장관과의 만남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부상 제대 군인이 매년 900명 안팎이다. 이 중 3분의 1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공공기관에 취업할 때 가점을 받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취업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또 "우리의 형제자매, 아들딸이 군에서 부상을 입고 사회로 나왔는데 공공기관에 취업할 때조차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그럴 때 과연 국가는 무엇이고, 애국은 무엇이겠습니까"며 지원범위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1999년 평등권 및 공무담임권 침해를 이유로 제대 군인 전체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을 거론하면서 "그 결정이 군복부 중 부상을 당한 극소수 군인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유의미한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협약식은 오 시장과 박 장관, 청년부상제대군인, 국가유공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업무협약으로 시와 보훈부는 ▲청년 부상 제대군인 지원 협력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제대군인 지원 협력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협력▲양 기관 추진 제반사업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청년 부상 제대군인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원스톱 상담창구인 청년 부상 제대군인 상담센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도록 보훈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대학교 내 취업지원센터와 협력, '히어로즈 인 캠퍼스(가칭)'를 운영해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제대군인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등 이들을 체계적·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시에 제안했다.

오 시장과 박 장관은 협약식 이후 서울도서관 내 서울기록문화관을 찾아 참전유공자와 부상 제대군인들에 대한 기록물을 관람하고 보훈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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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