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단체, 9개 분야 평가토론회 개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다른 정책 후 순위
박형준 부산시장 민선 8대 시정 출범 1년을 맞아 부산 시민단체들이 모여 '1년 시정 평가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단체들은 부산시 정책을 9개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시정 평가 시민 대토론회는 27일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진행됐다. 토론회는 ▲불통 행정·이미지 행정 ▲여성 ▲노동 ▲복지·보건·형제복지원 ▲환경·에너지 전환·안전한 도시 ▲낙동강 하구 난개발 ▲교통 ▲문화 ▲민생경제 9개 분야에서 박 시장의 공약과 시정을 평가할 9개 단체가 참석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손지현 신라대 교수는 "박형준 민선 8대 시정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목표로 출범했다"며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시정 목표처럼 되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엑스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고 했다.
양미숙 부산공공성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불통 시정이었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부산 상징물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시의회를 패싱하고 한 업체에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부산시와 부산시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문화적 자신인 상징물을 한 업체에 맡겨 졸속으로 진행했다"며 "이 업체가 제시한 상징물 3개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선호도 조사에서도 60대 이상은 빠지는 등 지역, 연령대, 성별 등 다양한 기준과 세밀한 접근으로 해야 했다"고 했다.
여성 정책은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가 "타 시도에 비해 '여성'이라는 이름을 비교적 지켜냈지만,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이름 아래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통폐합돼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이라는 기이한 이름으로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언제 '여성'이라는 이름을 상실하고 20년 전처럼 부산연구원의 하부 부서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노동자 서민의 삶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은 "노동, 민생 정책은 무관심과 축소, 배제되고 있고 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와 특혜 지원, 대규모 전시행정과 난개발 사업의 경기 부양책, 경제 정책 일변도의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보건·형제복지원 분야를 발표한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부산의 모든 현안을 집어삼킨 것 같고, 인권을 유린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서 먼저 사과를 해야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한 "공익진료결손분을 부산의료원에 매년 50억원 지원했는데, 올해는 25억원으로 예산을 줄이면서 전국 지방의료원 중 유일하게 삭감하는 도시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경·에너지 전환·안전한 도시 분야를 분석한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부산이 재생에너지 목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사무처장은 "2030 신재생에너지 자립률 20%, 2050년까지 50%인 부산 클린에너지 로드맵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고리원전 2호기 수명 연장 및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해서도 부산시 내부 테스크포스(TF)팀이 아닌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통 정책은 남원철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평가했다. 남 부위원장은 "특별한 교통정책이 보이지 않지만, 지난 3월 발표한 대중교통 통합할인제는 할 말이 있다"며 "교통 예산은 대부분 건설 중심 예산인데, 이를 대안적 요금 체계에 필요한 예산으로 전환한다면, 부산시가 목표로 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60%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짚었다.
낙동강 하구 난개발 분야에는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이 의견을 냈다. 그는 부산 먼저 미래로, 그린 스마트 도시 부산이라는 도시 비전에서 '그린'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문화와 민생경제 정책은 주로 '예산 낭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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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