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도 77.2%가 보호출산제 도입 찬성"
"문재인 정부 장관, 차관도 보호출산제 도입 주장"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이 4일 "신속한 보호출산제 도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의원 19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보호출산은 임신 및 출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아기의 생명권과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호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호출산제도에 대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의 여성을 국가와 법의 보호체계로 들어오게 해 여성과 아기에게 안전한 출산과 양육 환경을 보장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임신과 출산은 축복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끔찍한 범죄 보도가 충격을 주고 있지만, 추적조차 불가능한 병원 밖 출산은 생사 여부조차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본회의를 통과한 출생통보제만 단독 시행될 경우 2012년 8월 '산모의 출생신고가 입양요건'으로 개정된 입양특혜법이 시행된 후 베이비박스 아동이 3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례에서 보듯이, 병원 밖 출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럴 때 여성은 생명을 지키는 길이 아닌 범죄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극적인 사건을 이제는 법과 제도로 최소화해야 한다. 덮어 두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국회가 절망감으로 궁지에 몰린 여성과 아기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해당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법안이 익명출산을 장려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불안정한 산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면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충분한 상담을 통해 평화로운 상태에서 자기결정으로 선택한 직접 양육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사회복지지설에 입소해 아기와 함께 자립할 때까지 생활도 가능하다. 출산 전 보호출산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직접 양육을 원한다면 보호출산을 철회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양육이 불가능한 경우 출생신고를 통한 입양을 돕고, 그것도 안 될 경우 보호출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병행도입은 전 정부는 물론 현 정부도 일관되게 주장했다. 최근 국민 여론도 77.2%가 보호출산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며 "생명의 가치는 다르지 않다. 아무도 알아주지도 울어주지도 않았던 가장 사회적 약자인 아기들의 숨넘어가는 절규를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의 대책으로 출생통보제가 지난달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출생통보제)'은 의료기관이 출산기록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전달하고, 심평원에서 이를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했다. 또 지자체는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의 부모에게 출생신고를 독촉해야 하고, 부모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직권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출생을 기록해야 한다.
의료기관장이 심평원에 출생 관련 정보를 통보해야 하는 시점은 출생일로부터 14일 이내로 규정했다. 의료기관에서 출생 통보를 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 조항은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출생통보제 통과에 따른 부작용인 병원 밖 출산을 막기 방지하기 위한 '보호출산제'의 경우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보호출산제는 산모가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국가가 보호하는 제도로,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복지위에서 제게 '이것이 만능 키가 맞느냐'고 물었다. 저는 아니라고 말했다"며 "만능키는 아니지만 국회가 할 것은 지금 일어나는 수많은 아기 죽음, 여성과 아기들을 국가보호체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회견문에도 말했지만, 먼저 직접 양육을 돕고 마지막 대책이 보호출산제도다. 직접 양육을 돕고, 출생신고가 안 될 때 하는 궁여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 2020년 11월 대표 발의했다. 5번 법안소위를 열어서 심사했다. 아동유기 조장, 알권리 침해 등 반대 목소리는 늘 똑같다. 공청회 한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한무경 의원도 "법안소위전에 하는 것이 공청회다. 소위에서 5번이나 심사한 것을 다시 공청회로 가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이 베이비박스 문제 언급하면서 프랑스의 실내출산, 독일의 익명출산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저도 그래서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문 정부 때 차관도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를) 병행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 시간 너무 늦었다. 생명의 가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 늦출 일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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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