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회 사무처 2차 압수수색 진행
송영길 보좌관 등 동선 확보하는 목적
"수수 의심되는 의원들 상당부분 좁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국회 사무처를 재차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 혐의 의원 약 20명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돈 봉투 수수 의원을 특정하기 위해 전날 국회 사무처에서 확보한 출입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역 의원과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등 10명 이상의 출입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최대 20명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번 압수물 분석을 통해 공여자와 수수자의 동선을 명확하게 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정근 녹취록'과 기존 압수물을 통해 의심군을 추려둔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에 수사관 등을 보내 구조와 출입 통제 방식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밀하게 돈 봉투 수수자를 특정하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수사 상대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현역의원 최대 20명이다. 현재도 모두 민주당 의원 소속이라고 가정할 경우 소속 의원의 11%에 달한다. 민주당은 돈 봉투 의혹을 정치 수사로 규정하기도 한 만큼, 수수자가 특정되면 거세게 저항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검찰이 일정 수준 이상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공여자로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특정됐고, 이성만(이상 당시 민주당) 무소속 의원은 돈 봉투(300만원) 1개를 받은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할 돈 봉투를 위한 자금 조성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이 의원을 제외하면 남은 수수 혐의 의원은 최대 19명이다.
검찰은 지난달 1차로 국회 사무처에서 의원 29명의 동선 정보를 확보했다. 전날 2차 압수수색에서는 의원과 보좌관을 포함해 10명 이상의 동선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이 동선을 확보한 인물 중에는 송영길 전 대표의 당시 보좌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구속)씨를 상대로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윗선을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8일 첫 조사를 시작했고, 주말을 제외하고 연일 박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송 전 대표 당선 후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측근이다. 검찰은 박씨를 통해 송 전 대표의 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박씨의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해 향후 수사 방향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박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여자에 대한 수사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이 의원의 혐의를 보강해 구속영장을 비회기 기간에 다시 청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회기가 아닌 경우에는 국회의원도 불체포 특권 없이 구속심사를 받게 된다. 송 전 대표 소환 조사가 가까워질 가능성도 있다.
수수자 특정이 먼저 탄력을 받을 경우 수사 인력이 이 수사에 투입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수수자와 공여자에 대한 수사가 무 자르듯이 나뉘지 않는 상황에서, 수수자 수사를 통해 공여자 혐의가 보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최적의 효율적인 방법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향후 수사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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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