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재 업체 2층 건물 2개동 불 타
대응 1단계…230여명, 장비 37대 동원
공항서 4.9㎞ 거리…착륙 방향 변경도
제주국제공항 인근 전기 자재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가 9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18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2분께 제주시 내도동의 2층 규모 전기자재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가 오후 5시7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불이 난 건물 2개 동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내려앉았다.
당시 건물 내부에서는 배터리 등이 폭발하는 '펑' 소리가 연이어 들리는가 하면, 매쾌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인근 마을로 퍼져나갔다. 제주도는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유해가스 다량 발생에 따른 통행 및 안전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26분 대응 1단계를 발령, 소방대원 230여명과 장비 37대 등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군과 경찰에서도 지원했다. 약 2시간 뒤 큰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화학 제품이 많은 탓에 잔불 제거 작업에 시간이 소요됐다.
다행히 불이 난 건물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마무리하는대로 내부를 수색할 예정이다.
이날 항공기들이 검은 연기 위로 아찔하게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항공기 운항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제주공항 측은 착륙 고도를 높게 설정하고 착륙 방향을 화재 반대편으로 설정했다. 불이 난 곳은 제주공항과 직선거리로 약 4.9㎞ 떨어진 지점이다.
당시 건물 인근에서 작업을 하던 유통회사 직원 A씨는 "물품을 내리고 있었는데, 연기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창문 틈으로 불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민 B씨는 "소방헬기라도 투입해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펑펑 소리도 들리고, 순식간에 불이 났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