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美장병, 한국서 폭행 체포 이력…"北에 협상 카드 될 것"

"김정은에 美상대 협상 카드 제공…北, 선전 도구로 활용할 것"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견학 중 월북한 미국인은 한국에서 폭행으로 체포된 이력이 있는 미군으로, 당초 본국 송환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화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견학을 하던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라고 밝혔다.



AP와 NBC 등 언론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2021년 입대한 미국 이등병 트래비스 킹으로,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최근 풀려난 전적이 있으며 추가 징계를 위해 텍사스 포트블리스로 귀환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킹은 당초 비무장지대(DMZ)와 1시간30분 거리인 인천공항 보안검색대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타지 않고 판문점으로 향하는 견학 그룹을 따라가게 됐다. 자세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CBS는 이날 목격자 인터뷰를 통해 킹이 큰 소리로 '하하하'라고 웃은 뒤 건물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후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미국에서는 국방부가 상황을 조사 중이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건에 관해) 보고를 받았다"라며 "이 문제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계속 상황을 보고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당사자가 현역 미국 군인인 만큼 국방부가 대응을 선도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자들과의 접촉도 국방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현역 미군이 탈북한 것은 거의 반 세기 만에 처음이다. 이전 사례로는 지난 1965년 DMZ에서 근무하다 월북, 이후 납북 일본 여성과 결혼한 '최장 탈영병' 찰스 로버트 젠킨스 사건 등이 있다.

지난 2017년 사망한 젠킨스는 그보다 앞서 월북한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 등과 제리 패리쉬, 래리 앱셔 등과 함께 생활하다 북한 선전 영화 등에 출연, 이후 다시 탈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이날 한국전쟁 이후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어려움을 피해 3만 명 이상의 북한 사람들이 남한을 향한 가운데, 남한 사람이나 미국인이 월북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일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중 발생했다며 약 5년 만의 미국인 북한 억류라고 했다. 미국인 북한 억류는 지난 2018년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마지막이다.

BBC는 이날 분석 기사를 통해 "이 미군의 월북 동기는 불분명하다"라며 "하지만 그의 존재는 북한과 그 변덕스러운 지도자 김정은에 미국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제공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군인이 원치 않게 구금됐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석방을 조율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은 확실히 그들 땅에 그의 존재를 선전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신속한 해결책을 조율할 수 없다면 그의 정적들은 이를 '국제 무대에서 현재 대통령이 보유한 힘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를 인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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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