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초선에 "소통 안돼" 혹평 논란…비명계 “혁신위 길 잃어”

초선 의원 학력 저하된 코로나 세대 학생에 비유
"부적절한 발언" 유감 표명…김은경, 결국 사과해
"이제 시작인데 '소통 안돼' 발언으로 신뢰 잃어"
비명계 "이재명 체제 평가 없이 혁신 없어" 압박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20일 초선 의원들에 대해 학력 저하가 심한 코로나19 세대 학생들에 비유하며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공개 저격해 논란이 되자 결국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어제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게 있었는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기억에 썩 남는 건 사실 없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세대 학생들에 빗대 초선 의원들의 소통 능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코로나 세대를 겪었던 학생들을 만났는데 그 전에 가르쳤던 학생과 코로나 세대를 겪었던 학생들의 차이가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이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있었다. 일단 그들(코로나 세대 학생들)은 학력 저하가 심각했다"라며 "제가 많은 국회의원들을 만나 뵙지는 않았지만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그분들은 학력이 높으니까 학력으로까지 말하면 안 되지만 재선이나 다선들과의 현격한 차이가 많이 있다"라며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때 의견 정리가 조금 덜 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코로나가 가지고 오는 문제점들이 국회 안에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각자 역량이나 관심은 훌륭했는데 소통 부재가 그 자체적으로 (있었다)"라며 "일부만 만났으니까 물론 그분들이 다 대표성을 갖고 계신 건 아니다. 그래서 함부로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학교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바로 받았다"고 했다.

혁신위는 전날 오전 민주당 초선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 8명과 조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선 '특정 인물을 저격하는 발언은 삼가해달라'는 의원들의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초선 의원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에 이날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답답함을 토로한 것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의원이 만남을 주재하셨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전화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김 위원장의 사과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선 의원들은 혁신위가 잘 할 수 있게 도와 드리려고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면서 "이제 시작일 뿐인데 이번 발언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초선 의원들에 대한 혹평 발언으로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혁신위에 '이재명 대표 체제' 평가를 압박했다. 혁신을 위해선 이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혁신위의 행보와 역할에 관한 질의에 "이재명 체제에 대한 평가 없이는 혁신도 없다",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이라는 말은 모든 것을 바꾸고 새롭게 고친다는 의미인데 혁신위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며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라는 말에 틀린 얘기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버리면 혁신위가 혁신을 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을 어쨌든 이 대표가 끌고 왔기 때문에 그동안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우선적인 초점이 맞춰져야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그 부분을 배제하면 무엇이 혁신의 과제이고 대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부연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게 지난 1년에 대한 반성과 평가, 대선부터 시작해서 지방선거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반성과 평가가 있어야 이걸 바탕으로 해서 혁신이라는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혁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탄핵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를 탄핵하라고 한 적 없다. 평가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성역 있는 혁신을 누가 혁신이라고 보겠나. 성역없이 진정으로 아무런 조건이 붙어 있지 않은 혁신이 돼야 떠나간 국민들의 민심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하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아야 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고자 해야, 잘못된 걸 바로잡는 것이 혁신"이라며 "그러면 왜 대선을 졌나, 왜 지방선거를 졌나, 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못하고 있는데 당 지지도는 고착돼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해야 진단이 나오고 그것을 고쳐가는 것이 혁신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평가를 자꾸 미루고 있으니까 제대로 된 혁신을 할까라고 하는 의구심이 자꾸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이 대표 체제의 평가를 미루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혁신위에 대해서 돌아가는 것을 들어볼 수 없어서 모르겠다"면서도 "지도부 눈치보기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 성역이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혁신위는 이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 하에서 혁신안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지난 18일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아직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탄핵에 이르는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 지도부를 전제로 놓고 혁신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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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