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거동 105개 포함 민간아파트 293곳 전수조사
"점검 비용 일차적으로 시공사 부담…추후 구상권 가능"
"100개든 50개든 인력의 문제…두 달 안에 충분히 가능"
"세대 내 점검은 입주자 협의 과정서 시일 지체될 수도"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의 안전성을 검증, 보완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수조사 대상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중 시공 중인 현장 105곳과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을 합해 모두 293곳이다. 현재 지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조사 단지 수는 변동될 수 있다.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는 74개(시공 중 25곳, 준공완료 49곳), 주거동과 지하주차장에 적용한 단지는 31개(시공 중 21곳, 준공완료 10곳)로 모두 105개 단지다.
내주부터 단지별로 전수조사에 들어가고, 내달 말까지 조사를 끝내 결과를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전문기관을 선정해 점검하고, 점검 결과는 국토안전관리원이 확인할 방침이다.
점검 범위는 지하주차장 등 공용부분 뿐 아니라 주거동(세대 내부 점검은 입주민 동의 받아 실시)까지 점검하기로 했다. 준공된 단지의 점검 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한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전문기관을 집중 투입해 지하주차장 뿐만 아니라 주거동까지 설계도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현장 점검을 통해 정확히 시공됐는지 신속하고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조사 대상을 2017년 이전 준공단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점검 결과 철근 누락 등이 발견된 단지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연말까지 보수·보강을 실시한다. 건설 과정에서 법령 위반 행위가 적발된 설계·시공·감리자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엄중 처벌한다.
또 하자가 발견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15개 단지 중 시공 중인 6개 단지는 이달 내 보강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된 9개 단지는 내달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는 유사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무량판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와 검단사고 원인 등을 종합해 '무량판구조 안전대책' 및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방안'을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일단 국민 안전에 대한 가치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점검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고, 추후 정밀하게 부실이나 하자가 발견되고 설계가 원인이었는지, 시공이 원인이었는지가 밝혀진다면 사후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점검 결과 부실시공이 발견된 경우 시공사가 자기 비용으로 보수·보강공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안전 책임을 위반했다면 등록 취소, 영업 정지, 벌금 등으로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입주자, 입주예정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당정에서 얘기한 계약해지나 손해배상도 LH가 입주자·입주예정자와 성실하게 협의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다만 민간은 시공사와 입주민 간에 협의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단지 특성 상 입주민의 요구조건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하자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차관은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조사가 가능할 지 묻는 질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도서와 구조계산서를 모아 안전관련 요소 점검분석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지만 100개든 50개든 이는 인력의 문제고 전문성의 문제니 비슷할 것"이라며 "현장 확인 역시 인력 투입이 어느 정도 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거동에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단지의 경우 단지 별로 샘플을 뽑아 세대 내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9월 말까지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세대 내 점검의 경우 입주자 협의 과정에서 다소 시일이 지체된다면 변동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경우 곧바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게 되고 이미 준공돼 입주를 마친 단지의 경우 입주자들에게 공지 후 동의를 거쳐 안전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당연히 (입주자들의 경우) 점검 단지가 되면 이를 알게 된다"며 "시공 중인 현장도 보수공사를 통해 면적이 줄어드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입주자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 다만 단순보수만 필요하다고 하면 이를 입주예정자들하고 협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점검을 통해 전체적으로 상황 파악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293개 단지 중 철근 누락 단지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과 관련해선 "재산권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2017년 이전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단지를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입주자들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지만 문제가 없는데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나오는 것은 입주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