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부동산 매매대금 계좌이체 받아
엔화 송금…부동산 거래 등 17억여원
1심 "증여서 9억여원 정당" 원고 패소
모친이 자신의 명의를 잠깐 빌려 돈 거래를 했을 뿐인데 증여세가 부과됐다며 한 남성이 소송을 냈으나 1심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A씨가 관악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25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의 모친 B씨는 2015년 4월 자신이 소유했던 국내 부동산을 매각한 뒤 그 대금 17억여원을 A씨 계좌로 이체했다. A씨는 이를 같은 해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엔화로 송금해 일본 내 부동산 구입, 개인 투자 등에 사용했다.
세무 당국은 A씨가 모친으로부터 받은 돈을 엔화로 송금한 시점에 증여가 성립했다고 보고 2021년 6월 9억여원의 증여세를 고지했다.
A씨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증여세액이 8억8000만여원 수준으로 소폭 감액되는 것에 그쳤다.
이에 A씨는 'B씨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자신의 명의를 엔화 송금, 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한 것이고, 은행에서 B씨 명의로 고액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아 자신의 계좌를 엔화 송금에 사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주장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세무당국 조사 과정에서 일본 내 부동산 취득 주체가 자신이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B씨로부터 돈을 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차용증은 있으나 A씨가 거기에 기재된 이자를 B씨에게 지급한 적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에서 B씨 명의로 고액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주장 역시 납득하기 어렵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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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