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위기…韓, 하반기 경기반등에 걸림돌 되나

'헝다 4배'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업체들 줄위기
기재부 "하반기 2배 경기회복세 전망, 변함없다"
"당장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예의주시할 것"

내수·수출과 함께 중국 3대 경제 축인 부동산에서 업체들이 줄이어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연쇄적으로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한 우리나라의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당장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매출 1위 부동산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또 다른 업체인 위안양(시노-오션)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았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위안양은 2024년 만기 2094만 달러(약 278억6000만원) 채권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해당 채권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됐다.

중국에서 부동산은 내수, 수출과 함께 경제의 3대 축으로 분류될 만큼 중요 사업이다. 지난 2021년 말 부동산 기업 헝다가 디폴트를 선언해 이미 한번 위기를 겪었는데 지난달 완다도 주력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이 디폴트를 선언했다.

비구이위안은 헝다보다 4배가량 많은 3000여건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업체다. 이에 따라 디폴트에 따른 충격이 이전보다 파급력이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부동산 기업의 연쇄적인 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면서 중국 금융권의 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체의 자금줄인 투자신탁 회사들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무디스투자서비스는 보고서에서 비구이위안의 위기가 부동산 산업 전반과 금융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심리를 더욱 약화시키고 중국 부동산 부문의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전제로 하반기 경기 반등을 기대한 우리 정부는 당장의 상고하저 흐름에 중국의 부동산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2배가량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상반기 0.9%에 그쳤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1.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하반기 반등 시나리오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주요 전제로 한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수출 1위 국가인 만큼 중국의 경기 회복은 수출 반등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하던 중국의 경제지표는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0.3%)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소매판매의 증가율(2.5%)은 둔화하고, 실업률(5.3%)은 전년보다 늘었다.

중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재부는 성장률 전망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실적(성장률)이 0.9%인데 하반기에는 1.7~2.0%로 상반기 경기 흐름 두 배 정도의 경기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시점으로 보면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기치 않은 디폴트 위기는 중국 경제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정부도 중국의 부동산 회사들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장 우리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도 "추가 외생변수가 장기화하고 그 폭이 커지고 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경제 전망을 수정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중국 당국에서 어떻게 수습할지, 조금 빠른 경기부양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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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