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회서 예산 증액한 사업 중 16개 손도 못대…집행률 0%

나라살림연구소, '국회 증액 예산 분석'
"사업 공정별 예산 배분 이뤄지도록 해야"

2022년 국회에서 증액된 예산 가운데 집행을 전혀 하지 못한 사업이 1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나라살림연구소 '국회 증액 예산 분석'에 따르면 국회 증액 예산 중 집행률 0% 사업들이 16개나 발생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57조에서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에서의 예산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지역구 챙기기 예산 논란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 의원들은 지역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인프라 구축 등의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하지만 사후적으로 국회에서 증액된 예산의 집행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국회에서 정부 부처나 기관 또는 각종 직능단체의 요청에 의한 끼워 넣기 예산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로림만 '해양정원조성사업'은 36억원이 국회에서 증액되었지만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전제로 반영됐는데 타당성 재조사가 2022년 5월부터 수행되면서 기획재정부에서 수시배정으로 예산 배정을 보류함에 따라 집행이 되지 못했다. 사전 절차가 완료되지도 않은 사업에 예산을 반영한 것은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해야 할 국회나 정부의 잘못된 예산 편성 사례다.

본 예산액 1100억원에 국회에서 70억원을 추가로 반영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노선' 사업은 증액된 예산은 고사하고 애초 본예산에 반영된 1100억원도 전혀 집행되지 못했다. 지난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검토 실시, 2023년 실시협약 체결 이후 보상비 등이 집행될 예정으로 사전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이외에도 30억원을 신규로 국회에서 증액한 후 전액 미집행 된 '부전-마산광역철도' 사업, 13억원의 예산이 반영됐지만 집행률 0%를 보인 '낙동강 유역 산업단지 폐수 미량오염물질 처리 고도화' 사업, 10억원을 신규로 반영시킨 '대산-당진고속도로건설', 12억원을 편성했던 '국립박물관단지 운영' 사업 등도 있었다.

집행률 60% 이하 사업을 살펴보면 국방부 소관 '특수장비' 예산이 134억원 증액으로 가장 컸으나 집행률은 7.8%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교통시설특별회계 사업인 '포항-안동1-1국도건설' 사업도 100억원의 예산이 증액됐지만, 집행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며 133억원 가량을 이월 불용처리함으로써 예산의 효율성을 저해했다.

또한 환경부 환경개선특별회계 사업인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의 증액 규모도 98억원으로 매우 컸는데 집행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5%를 보였다.

집행률이 저조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인 80%를 밑돈 사업은 59개 사업으로 국회에서의 증액 규모만 3807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분석을 진행한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자되는 SOC 사업의 경우 현재도 공사 진척에 따라 연도별 예산 배분의 기준을 따르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관리하고 있지만 '사전절차 이행의 원칙'을 명확히 지켜 예산이 사장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 공정별 예산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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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