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규모 추경 주장 자제를" vs 야 "이념 말고 경제부터 챙겨야"

야 "재정준칙 운운하지 말라…책임감 부족"
여 "문 정부, 나라 살림 엉망…바로 잡아야"
추경호 "찬바람 불수록 지표 더 나아질 것"

정부여당과 야당은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일차 전체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이른바 '상저하고' 경제 전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경기 회복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대중국 수출은 2분기에 306억달러로 2017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대일본 수출은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고 주장했던 2018년 2분기보다 더 떨어졌다"며 "소비도 투자도 수출도 모두 마이너스로 경제가 어려운데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념 전쟁을 선포했다. 철 지난 이념 전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경제부터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19 이전 문재인 정부 국가채무 증가율은 평균 9.7% 증가한 이명박 정부, 7.8% 증가한 박근혜 정부보다 훨씬 더 낮은 4.9%에 불과했다"며 "윤석열 정부 1년간 국가채무가 97조원 늘었다. 이건 코로나19 이전 32조원의 3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경제 파탄에 이어 재정 파탄을 막으려면 재정준칙을 운운할 게 아니다. 국가채무만 관리해야 한다고 하지 말고 역사 이래 최대로 급증한 공공기관 부채도 제대로 관리하라"며 "책임감은 부족하고 엉터리로 왜곡하면서 누구 탓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 부족 사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6월 정권이 바뀌고 갑자기 53조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이라 했다. 올해는 약 44조원 세수 결손을 예상한다"며 "두 해에 무려 100조원의 갭을 세수 추계라고 발표하는 기재부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허영 의원은 "홍남기 부총리 시절 목표보다 과다 세수가 이뤄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홍 부총리가 '국민께 죄송하다'고 얘기했다"며 추 부총리를 향해 "세수 부족 사태가 일어났는데 국민께 사과할 마음은 없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문재인 정부 5년간 늘어난 국가부채를 줄이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나라 곳간 열쇠를 받아보니 텅텅 비어있다. 빚더미에 올라 앉아있고 인구와 세수는 계속 줄고 돈 쓸 곳은 많고 민주당은 자기들 잘못에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며 "민주당이 경제를 잘해서 세수가 늘어났나. 부동산 정책 폭망해 집값 폭등해 국민들 고통의 대가로 세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이) 정책 실패와 부자감세 때문에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하는데 부동산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세수가 줄어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퍼주기 포퓰리즘으로 나라 살림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이제 바로 잡으려고 하니 잘못됐다고 비난한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부총리는 야당의 추경 요구에 "이렇게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데 자꾸 추경하자, 대규모 추경하자는 말씀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재정건전성을 든든히 하면서 필요한 곳에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추 부총리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지표가 부채 부분이다. 지난 정부에서 400조원 넘는 국가부채를 물려받았고, 가계부채가 500조원 정도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커진 부채를 한꺼번에 줄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늘어나는 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제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위기를 이겨내고 비교적 안정된 모습으로 가는 단계지만, 전반적으로 수출 성장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지금은 경기 바닥을 다지면서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다. 찬 바람이 불수록 여러 가지 지표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나라 재정이 걱정되기 때문에 재정준칙을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에서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세수 추계 정확도를 높여야 하고, 그에 대한 사과를 어제도 말했다"며 "늘 정확하게 해야 하지만 경제 전망과 상황이 많이 바뀌어 정확하게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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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