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8주 연속 상승…추석 전후 물가·내수 회복 변수

ℓ당 1744.9원, 4.2원↑…서울 1800원 대
"사우디 감산에 당분간…상승세 3Q까지"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에도 국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자 휘발유 값이 1750원을 목전에 두고 8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유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와 내수는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리터)당 1744.9원으로 전주 대비 4.2원 상승했다.

심지어 지역 별 최고가인 서울은 전주 대비 3.5원 오른 1824.0원으로 이미 18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보다 79.1원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5주차 경유 판매가도 전주 대비 12.3원 오른 1630.0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는 모두 8주 연속 상승세다.


앞서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 4월 초부터 약 3개월째 하락했다. 하지만 여름철 본격 휴가철에 돌입하면서 수요가 늘어 난데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국내 유가도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를 선제적으로 예상한 정부에서 지난달 말에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면서 국민 유가 부담이 줄어든 상태지만, 이 같은 분위기라면 추석 연휴를 앞둔 이달 중순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국제 유가가 사우디의 감산 정책으로 추가 상승 중이란 점에서다.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와 약 2주의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만큼 이달 중순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5주째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전주 대비 0.8% 오른 86.7달러를 기록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원유 재고가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이달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기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 정책이 연장될 것이란 예측과 함께 아프리카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유가가 계속된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두바이유 기준 추가로 85달러를 넘어서기란 부담스러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사우디의 감산 이슈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추석 전주까지는 이어가겠지만, 최근 국제유가를 상승시킨 국제적 이슈는 3분기(7~9월) 내에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유가와 함께 국내 유가 상승세도 멈출 것 같다. 다만 그 기점이 3분기 말, 4분기 초에 걸쳐있는 추석 연휴 시점이 될 지는 현재 가늠하기는 어렵다. 추석 연휴 유가 향방은 다음주 국제유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에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추가로 인상되는 가운데 앞서 여름철에 사용한 인상된 전기요금도 청구되는 만큼 서민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런 만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식품 등 물가 인상과 내수 회복 여부에도 주목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4%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3%대에 재진입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은 추석수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오름세에 이달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일 한국은행은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하며 이같이 발표했다.

박창현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이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대해 "8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이 기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추석 수요 등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물가 전망의 경로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그동안 누적된 비용상승 압력의 파급영향, 공공요금과 유류세 조정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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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