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등 전북 의원 6명, 7일 국회서 집단 삭발
"윤 정부 전쟁 속 느닷없이 전북이 희생양 돼"
"예산 살려내지 않으면 정부 예산 틀어막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정부의 새만금 SOC예산 삭감에 반발해 집단 삭발했다.
민주당 전북 지역 김윤덕·김성주·신영대·안호영·윤준병·이원택 의원 6명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를 열고 삭발식을 가졌다.
이들은 '노 타이' 셔츠 차림으로 삭발을 단행했다. 삭발식이 시작되자 안 의원은 두 눈을 감은 채 삭발에 임했고, 신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10분가량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지지자들은 '예산독재 규탄한다' '새만금은 죄가 없다'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날 집회엔 민주당 전북도당 추산 2000명이 운집했다.
김윤덕 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으로 상처를 받은 전북도민 여러분에게 이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부터 시작이다. 새만금의 예산 보복을 절대 막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야만의 시대와 폭정의 시대에 싸우는 방법으로 (삭발을) 선택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해 싸우고 독립영웅 홍범도의 흉상을 철거하겠다는데 맞서 싸우고, 친일반민족 행위자 백선엽을 영웅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전쟁 와중에 느닷없이 전북이 희생양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모두 넘기고 죄 없는 새만금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면서 "오늘은 새만금 예산을 위해서만 싸우는 게 아니다.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고 윤석열 정부의 전체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념투쟁이 쌓이고 또 쌓여서 새만금 예산을 복원시켜내고 윤 정권의 검찰 독재를 반드시 끝장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윤 의원은 "잼버리를 핑계로 전북에 예산 폭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 의원은 "전북 SOC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새만금에 대한 빅픽처를 그리겠다고 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고 사기극"이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발언에 나선 안 의원은 "예산 몇 푼을 살리려고 온 것이 아니라 잘못된 비정상에서 다시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삭발식을 지켜본 서영교 최고위원은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 누가 잘못했는데 누가 삭발을 한단 말이냐"며 "삭발은 윤 대통령이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북 지역 의원 8명 중 이날 삭발에 참여하지 않은 김수흥·한병도 의원은 내주 순차적으로 릴레이식 삭발 농성에 동참할 예정이다. 전북도당위원장인 한 의원은 오는 14일 기획재정부 본청 앞에서 삭발할 계획이다.
한 의원은 이날 "전북도민들은 새만금 하나를 보고 미래와 희망을 생각했는데, 전북도민의 새만금 예산을 78%퍼센트 삭감하는 만행을 윤석열 정권이 저질렀다"며 "새만금 예산을 삭감하면 정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틀어 막겠다"고 경고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삭발식에 앞서 정부 여당을 향해 "예산을 무기 삼아서 화풀이하고 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예산 독재다. 강아지도 먹을 것 가지고 화나게 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대 정부는 예산을 투자해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축적해왔다"며 "전북도민들의 땀과 열정과 한, 이런 역사적 배경을 하루아침에 깡그리 무시하고 예산의 80퍼센트를 깎는다는 것은 21세기 대한민국 정부에서 맨 정신을 갖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만행이자 폭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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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회부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