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부품 실험을 지상에서'…원자력硏, 우주환경 모사장치 개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하는 중요한 디딤돌 될 것"

우주에서 사용될 인공위성 장치나 부품개발을 위한 지상 시험대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구축됐다.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한 장비가 개발되기는 국내에서 이번이 첫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양성자과학연구단 가속기개발연구부가 우주에서 사용할 장치·부품의 성능을 지상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우주환경모사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주에는 진공상태와 극한의 온도 뿐 아니라 인공위성, 탐사선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이 존재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인공위성 주위의 우주환경과 유사한 온도, 진공 상태를 구현해 인공위성용 부품을 시험할 수 있는 장치는 있었으나 방사선 환경까지 구현한 장치는 없었다.

원자력연 연구팀은 지난 2021년부터 기존의 온도와 진공 환경뿐 아니라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해 우주 방사선 환경까지 모사할 수 있는 우주환경모사장치 개발에 나서 지난달 구축을 완료했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떼어 낸 뒤 전기를 가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는 장치로, 연구원이 보유한 국내 하나뿐인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는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조사할 수 있다.

입자 방사선의 일종인 양성자 방사선은 위성궤도 기준으로 우주 방사선의 약 85%를 차지하기 때문에 양성자 빔 조사를 통한 우주·항공용 반도체의 사전 검증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에 구축된 우주환경모사장치는 시운전을 거쳐 산업계 등 외부 이용자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인공위성에 사용될 부품 및 소재개발 등을 위한 우주환경 시험시설로 우주산업 부품 국산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양성자과학연구단 이재상 단장은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국내 우주산업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당분야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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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