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파노라마전망대·보행데크…동서울터미널 확 바뀐다

오세훈 "지하 터미널, 그 위 스타필드, 옥상 공공공간"
서울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2025년 착공 목표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 위한 구체적 실행 돌입

뉴욕의 주요 도심 복합개발 현장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을 시작으로 서울의 도시공간을 본격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새로운 서울을 담아낼 새 그릇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 돌입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2025년 착공을 목표로 동서울터미널의 교통·문화·상업을 복합개발하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1987년 문을 연 동서울터미널의 현대화 사업은 여객터미널의 기능 개선을 넘어 ▲지하 터미널·환승센터 ▲지상부 수변 휴식·조망공간 ▲공중부 상업·업무시설 등을 유기적으로 배치, 터미널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도 연중 찾아와 즐기는 복합개발시설로 조성된다.

동서울터미널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 한강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극대화한 건축 입면으로 조성된다. 타워 최상층을 비롯한 중층부 곳곳에도 한강과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특화공간이 마련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과거 터미널은 그냥 터미널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는데 요즘은 기능을 하면서도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 개발 주체와 시민이 윈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하에는 버스 터미널, 그 위에 스타필드 등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그 위에 이마트 본사 오피스가 오고 옥상에는 시민들 즐길 수 있는 한강 공공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보탰다.

오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 대표단은 19일과 20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동서울터미널 구상의 점검을 위해 허드슨강 일대 수변 중심 도심복합개발단지 '허드슨야드'와 주변 건물의 공중권(Air Right)을 양도받아 초고층 고밀 개발된 '원 밴더빌트' 등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허드슨야드는 2005년부터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 주차장, 공터 등 약 11만㎡ 부지를 입체적으로 재개발 중인 사업이다. 약 250억 달러(약 23조원)를 들여 하부에는 기존 철도 기능을 유지했고, 상부는 공중권을 이용한 플랫폼 설치와 상업 공간 등을 마련했다.

11만㎡가 넘는 MTA 철도부지는 복합문화시설 '더 셰드'와 100층 높이 야외전망대 '엣지' 등 독특한 건축물과 공간을 보기 위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자산운용사(KRR), 미디어회사(CNN), 기타 다수 기업(로레알) 등이 이전하면서 뉴욕 대표 도심 재탄생 사례로 꼽힌다.

오 시장은 "밑에는 계속 기차를 세우지 않고 운행을 하면서 그 위에 공중 도시를 만들어 올렸다. 공공공간을 이런 식으로 많이 만들어서 시민들께 제공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허드슨야드 서측의 맨해튼웨스트로 자리를 옮겨 펜스테이션(Penn Station)과 연결된 입체 동선 등 복합개발 예정지에 적용할 만한 요소를 유심히 살폈다. 허드슨야드 철도부지와 펜스테이션 사이에 위치한 맨해튼웨스트는 상업과 주거, 관광(호텔·공연장), 업무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단은 허드슨야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혁신개발 건축물 '원 밴더빌트'와 '그랜드센트럴터미널'도 방문, 뉴욕이 도입한 개발권양도제의 일환인 공중권에 대해 관심 있게 청취했다.

원 밴더빌트는 인근 건물 바워리 세이빙의 용적 약 9750㎡의 공중권을 양도받아 지상 93층으로 고밀 개발된 건축물이다. 지하로는 철도터미널과 연결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상부 335m 지점에는 전망명소 '서밋'을 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파크 등 뉴욕 시내를 전망할 수 있도록 했다.

동서울터미널 최상층에 배치될 전망대는 서밋처럼 남쪽으로는 한강과 강남 도심을, 북쪽으로는 남산타워와 북한산까지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게끔 한다. 공중정원·수변 전망데크 등을 설치해 다양한 각도와 장소에서 조망이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은 1913년 개관한 세계 최대 기차역으로, 뉴욕시는 저층부 터미널을 유지하면서 상부 부지에 대한 '공중권'을 양도할 수 있게끔 유도, 혁신적인 도시개발을 이뤄냈다. 대표적으로 '175 파크애비뉴프로젝트'가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용적율을 양도 받아 초고층 건물, 녹지 확보, 터미널 연계 입체복합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에는 이런 역사적인 건축물 앞에 아무것도 지을 수가 없다. 그게 내가 제일 좌절을 느끼는 부분"이라면서 "'그랜드센트럴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그것을 흔적으로 남겨라. 그러면 건축물에 무엇을 해도 좋다'는 심의가 있었다고 한다. 뉴욕의 개발사례를 통해 우리가 좀 느낄 것은 느끼고 배울 것은 배워야 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규제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과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우리가 정말 한 번 깊이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중심부에 위치하며 최근 개발이 임박한 '포트 어소리티(Port Authority) 터미널'은 시가 계획 중인 동서울터미널 주변 지역 활성화 및 교통흐름 개선 등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는 72년 된 포트어소리티 터미널을 오는 2033년까지 업무·주거·상업복합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 전역과 맨해튼을 이어주는 교통·경제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를 추진할 민간 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신세계프라퍼티 등)와 구체적인 공공기여계획을 담은 사전협상안을 이달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고, 2024년 말까지 건축 인·허가 등을 거쳐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시는 현재 사업자와 ▲입체적인 버스 진출입로 조성을 통한 획기적 교통체계 개선 ▲광역교통환승체계 검토를 통한 교통시스템 개선 ▲터미널과 한강 간 입체적 연결 ▲주변 주민편익을 위한 공공기여 시설 건립 등을 놓고 사전협상 막바지 작업 중이다.


사전협상이라는 제도를 바탕으로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활용,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있었던 한강~강변역~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를 꾸려 구의공원 재구조화와 구의유수지 방재성능 고도화 등 지역주민 중심의 공공기여도 끌어냈다.

현재 서울에서는 공공(SH공사) 주도의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사업과 민간(신세계PFV) 주도의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동시 추진되고 있다. 시는 두 사업을 광역교통 중심 복합개발의 신호탄 삼아 향후 상업·문화·주거시설까지 확장,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를 견인하는 선도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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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