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고유가에 9월 소비자물가 3.7%↑…5개월 만에 최대폭

통계청 '2023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사과 54.8%·토마토 30.0% 등 농산물 7.2%↑
경유 -10.2%·LPG -14.9% 하락했지만
석유류 -25.9%→-11.0%→-4.9% 축소 영향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오르며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경유 등 가격 하락폭이 줄었고 폭염과 태풍 등으로 사과 등 신선과실 물가는 상승한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에 이어 4월(3.7%), 5월(3.3%)에는 3%대까지 둔화했다가 6월(2.7%)과 7월(2.3%)부터는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다.

하지만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3.4%) 3%대에 진입한 뒤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 따라 지난달(-11.0%)대비 석유류 하락폭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4.6%, 2.9%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3.7%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7.2% 크게 상승했다. 이는 작년 10월(7.3%)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다만 전년도 고물가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채소류는 전년대비 5.7% 하락했지만 폭염과 태풍 영향으로 전월 대비로는 4.1% 상승했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사과(54.8%), 쌀(14.5%), 토마토(30.0%), 복숭아(40.4%), 고구마(16.4%) 등이다.

하락한 품목은 배추(-35.2%), 무(-26.9%), 마늘(-13.3%), 호박(-17.8%), 버섯(-9.0%) 등이다.

축산물은 닭고기(12.9%) 가격이 상승했으나 국산쇠고기(-5.4%)와 돼지고기(-1.4%) 가격이 하락하면서 1.6% 내렸다.

수산물은 고등어(7.5%) 등이 오르면서 3.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3.4% 상승했다. 빵(5.8%), 우유(9.3%), 커피(13.2%) 등 가공식품은 5.8%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4.9%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7월(-25.9%), 8월(-11.0%) 대비 하락폭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경유(-10.2%), 등유(-13.8%), 자동차용LPG(-14.9%) 등의 가격이 하락했다. 이달 물가에 대한 석유류 기여도는 -0.25%포인트(p)다. 이는 7월(-1.49%p), 8월(-0.57%p) 대비 대폭 줄어든 것이다.

전기료(20.3%), 도시가스(21.5%), 지역난방비(33.4%)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19.1% 상승해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8% 올랐다. 유치원납입금(-9.1%), 국제항공료(-6.5%) 등은 내렸지만 택시료(20.0%), 시내버스료(8.1%) 등에서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4.2% 올라 8월(4.3%) 대비 오름폭을 축소했다. 외식 물가는 4.9%, 외식 제외 물가는 3.6% 각각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2021년 12월(4.8%)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 상승했다. 외식 제외 물가는 작년 5월(3.5%)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다.

집세는 월세(0.8%)는 올랐으나 전세(-0.3%)가 내리면서 0.2% 상승에 그쳤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4%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3월(4.4%) 이후 가장 컸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올랐다. 이는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선과실이 24.4% 상승하면서 2020년 10월에 25.6%를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으나, 1월(5.0%)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달과 같은 3.3%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국제유가는 여태까지 상승된 부분이 10월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흐름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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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