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서부발전, 사업 부실·주주업체 공모
서부발전, 태양광사업 무리추진 후 중단
산업·국토, LNG 원가 등 비용 절감 놀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수자원공사 등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10일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경영책임성을 높이고 방만경영 및 도덕적 해이 행태를 쇄신하기 위해 30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사업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각종 불법·편법행위에 대한 통제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했다.
LH는 주택 수요 부족으로 2015년 1월 청산 결정했던 A택지개발사업의 수요를 부풀려 2018년 12월부터 다시 추진했으나, 주택 수요 부족으로 사업손실 최대 4346억 원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됐다.
LH는 손익관리 목표에 미달하는 행복주택사업, 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 등 83개 사업지구의 사업 규모를 재조정하지 않은 채 추진함에 따라 목표 대비 추정 초과손실 2257억 원이 예상됐다.
LH는 또 미분양주택 분양홍보업체가 자신이 유치하지 않은 계약자들을 마치 자신이 유치한 것처럼 해 분양유치금을 부당 수령하는데도 제재 조치 없이 분양유치금 3억 원을 부당 지급했다.
수자원공사는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2015년 8월 추진 초기부터 보상범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이후 주민들의 사업지 점거 등 보상 분쟁으로 사업 지연 등을 초래했고, 공사업체에 준 선금 등의 지급보증을 미리 확보하지 않는 등 채권보전조치를 소홀히 해 결국 800만 달러를 회수하기 어려워졌다.
남동발전은 성능미달 연료전환설비(826억 원)를 그대로 인수해 2020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발전손실 추정치 52억6000만 원이 발생했고, 업체가 부담해야 할 가스냉각기 설치비 10억 원, 추가 인수성능시험 비용 8억4000만 원 등도 부담했다.
서부발전은 2019년 3월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격 없는 업체에게 설계·공사 470억 원을 일괄 발주하고, 주주업체와 공모해 SPC 자금 8억3600만 원을 무단으로 유출했다.
또 농지전용허가가 어려운 부지에 정부 출자협의 등 적법절차 없이 서부발전 출자금 예산 30억9000만 원을 민간법인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2021년 4월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서부발전 이사회 의결 없이 해당 법인의 채무 8억8000만 원을 보증하고, 사업 좌초 이후에는 서부발전 부담금액을 정산하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까리안 송수관로사업의 EPC(설계-구매-시공) 예정가격 1320억 원인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기술평가 최소점수를 임의로 상향한 결과, 1개 업체만 설계적격자로 선정했다. 공사는 적격자가 1개 업체인 경우 재공고해야 하는데도 재공고하지 않고 2021년11월 해당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특혜 선정했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용 수리시설의 물 배출구멍 등이 시공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준공 처리함에 따라 2021년 8월 호우로 동진강 도수로가 파손돼 복구비 9억3000만 원을 부담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원가 및 산업단지 개발 보상비 등 절감 기회를 놓친 경우도 있었다.
산업부는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수립하면서 발전용 LNG 수요를 매년 전체의 약 10%인 300~400만 톤 과소전망하고, 가스공사는 과소전망한 수요에 대해 기간계약(중·단기 등)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수시 현물구매로만 대응해 고가구매·수급불안을 초래했다.
국토부는 공익사업의 토지보상비 산정 기준시점인 주민공람·공고 전에 산업단지 후보지를 미리 언론에 발표해 보상비를 책정하기도 전에 지가 상승을 유발, 토지보상비 5294억 원이 불필요하게 증가했다.
이에 감사원은 남동발전·LH·수자원공사 등에 업무 부당 처리 관련자를 문책요구하고 사업관리를 개선하도록 통보하거나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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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