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시름 깊지만 자금조달도 난항

부산 제조기업 자금조달 실태 보고서 발표
작년 대비 자금 사정 '호전' 응답률은 9.6%
금융환경 개선 안 돼 자금조달에도 어려움

지속되는 3고 현상(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원가부담과 금융비용 증가로 부산지역 제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출 심사 강화로 금융권의 문턱은 높아지고, 정책자금 조달마저도 지원받기 까다로워 제조업들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는 11일 '부산 제조기업의 자금조달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부산지역 매출액 상위 600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중 251개 기업이 응답에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업 중 지난해 대비 자금 사정 현황이 호전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9.6%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자금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21.9%로 나타났다.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원가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40.0%), 매출 감소(36.7%), 금융비용(8.4%) 등으로 분석됐다.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환경도 지난해 대비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기업 중 76.9%가 금융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17.5%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악화 요인으로는 대출금리 인상(39.4%)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대출한도 하향 조정(18.2%), 대출 심사 강화(15.2%), 보증 한도 축소(12.1%)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자금난 심화에도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데 정책자금의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처별 외부자금 조달 비중을 확인한 결과 전체의 92.5%는 은행권을 이용했으며, 6.2%만 정책자금을 통해 조달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정책자금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낮은 실효성(48.4%)을 꼽았고, 지원 요건 미달(18.9%)과 복잡한 이용 절차(10.7%) 등도 언급됐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는 "금융권은 대출의 문턱을 낮추고 정부는 정책자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들에 자금이 적정한 규모로 적기에 지원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식행위를 간소화하고 산업계 자금 수요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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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