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의원, 올해까지 반환키로한 원자력연구원 내 3.3t 한건도 못해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스템에 저장량 표기도 없어
2016년 지역 이슈, 진척 전혀 없어…"원자력연구원이 제 역할 다해야"
반환키로 약속한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사용후핵연료가 3t 이상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지역이슈로 떠오르며 당초 올해까지 발생자 책임 원칙에 따라 발생 지역(원전)으로 돌려보내기로 논의했지만, 해당기관과 협의조차 이뤄지지 못해 '핵연료 떠넘기기'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초 2023년까지 반환하기로 계획했던 대전 소재 원자력연구원 부지 내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3.3t이 현재까지 단 한건도 반환이 성사되지 못한 채 연구원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은 고리·한울·한빛 원전 등으로부터 반입한 경수로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성폐기물) 3345.5kgU을 올해까지 발생지로 반환키로 계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건의 사용후핵연료도 반환하지 못했고 반환일정 수립을 위한 이해관계자 협의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수 지역의 이해관계자, 주민들의 반대가 큰 탓이다.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는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개발, 발전용 원자로 결함원인 규명 등 연구 목적으로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6년 간 21차례에 걸쳐 반입됐다. 이 기간 고리1~3와 한빛, 한울 등의 원전으로부터 모두 3345.5kgU(1699봉)이 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를 다발로 환산하면 약 1960다발로, 고리 4호기가 저장하고 있는 1970다발과 유사한 양이다.
원자력연구원 부지의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다량 보관 사실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공개되면서 충청지역에 큰 이슈로 대두됐다.
그해 원자력연구원은 보유한 사용후핵연료의 조속한 반환 계획 수립을 포함한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를 발생지로 안전하게 반환키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서 원자력연구원은 신규 운반용기 제작 및 인허가 추진 등을 거쳐 2021년부터 반환에 들어가 최종적으로 2023년까지 반환 완료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 반입 원전 인근 지자체의 반대로 반환 일정 수립을 위한 협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 의원은 "원자력연구원이 지자체가 반대한다는 변명으로 일관한 채 손을 놓고 있다"고 본다.
또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사용후핵연료가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WACID)'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국내 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핵연료 등에 대한 안전관리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WACID를 구축하고 국내 원전 및 연구기관의 사용후핵연료 발생·보유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사용후핵연료에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535다발, 921kgU)만 표기돼 있다.
이 의원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1699봉, 3345kgU)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다발 이외의 저장량은 표기하지 않음'이라는 일방적인 문구만 있고 저장량은 미표기돼 있다"며 "하나로 원자로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 저장량(921kgU)보다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저장량이 약 4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반입된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연구도 끝난만큼 이를 속히 반환해야 한다"면서 "원전 인근 지자체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손을 놔버리는 것은 공공기관의 직무유기로, 하루빨리 주민들의 수용성을 확보하고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반환 계획을 수립하는데 원자력연구원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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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