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서울시 감사, 여 "박원순·이재명" vs 야 "이태원참사"

민주, 이태원 참사 1주기 앞두고 오세훈 소통 강조
오세훈 "되도록 자진철거 유도…1주기까진 양해바라"
국민의힘, 박원순·이재명 등 민주 인사 거론하며 반박

여야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는 29일 1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에 대한 공세를 놓고 맞붙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데, 오 시장은 정무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기자회견 때 눈물까지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가족들과 공식적으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라며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오 시장은 "정무부시장을 통해서 의원의 상상 이상으로 자주 접촉했다"고 했고 이 의원은 "다 변명으로 들린다. 직접 찾아가야지 다 실무자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유족들의 단호한 입장은 대리인으로 선정한 분 이외에는 접촉 안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서울광장에 설치된 유가족 분향소를 1주기가 지나면 바로 철거할 것인지 질의했다. 오 시장은 "되도록이면 자진철거를 유도하겠지만 마냥 1~2년 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그런 관점에서 적어도 1주기까지는 시민 여러분들이 양해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같은당 송재호 의원은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행사가 경건하게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하며 질의를 시작했다.

송 의원은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를 언급하며 "소위 대중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공중이용시설의 관리가 부실해서 일어난 참사인데 진행과정을 보면 대처도 서투르고, 안타깝고 그러다보니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의 경우 기관 간 공조·협조 체제가 부실했다는 것, 그 다음 사전예측체제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점, 이런 대표적인 몇가지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협조 가지고는 안 되고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면 서울시장이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데 그 책임을 질 수 있는 권한을 분명하게 해야 된다"고 보탰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인파관리시스템을 거론하며 "연말까지 100개소를 전국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건데, 저는 서울에 많이 들어가면 좋겠다. CCTV가 아닌 GIS 기반이다. 재난관리 시스템이 협업된다면 상당 부분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 출신 이성만 의원은 오 시장에게 "빨리 유족들과 협의해서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해서, 아픈 상처를 계기로 더 성숙할 수 있는 길로 가야 한다"며 "지금까지 잘 한 부분도 있고, 못한 부분도 있는데 굳이 박하게 평가하고 싶지 않다. 유족들과 빨리 합의봐서 추모공간도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주고 그런 제안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장인 김교흥 의원도 "1주기 이전에 꼭 만나서 동행을 해달라. 직접 가서 만나면 그분들도 굉장히 감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을 언급하며 공세를 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특정시민단체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것을 언급하며 "아이들의 먹거리가 시민단체의 먹거리로 전락하지 않았나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서울시와 특정 시민단체가 한 몸통인 것처럼 정책설계를 하고, 시민단체 핵심인물이 서울시의 급식을 담당하는 실무책임자 과장으로 채용돼 그 시민단체의 대표가 급식TF위원장 자문관으로 가서 끼리끼리 담합한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아이들이 건강한 먹거리보다는 시민단체를 배불리는 유통구조다. 산지에서 제공 못하는 식재료를 대신 유통하면서 249억원이라는 독점 수입을 차지 했다"며 "지난 6년 간 시민단체에 지원된 시비나 구비를 보면 총 332억원이다. 이중 시민단체 인건비만 233억원. 부패커넥션이 있었는지 감사나 수사의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내년 1월부터 친환경유통센터로 통합운영하게 되면 이런 부조리는 모두 처리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강철원 정무부시장과 비서실장 현경병 전 국회의원의 인사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임명은 시장 권한이지만 시민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에 맞서 "이재명 대표는 본인이 전과사범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경기지사 때 살인사건 전과자까지 중용했다"며 "반면 과거의 실수를 딛고 더 좋은 정치를 해가는 분도 이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내고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를 지냈다. 낙선하고 지금은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선동 국민의힘 의원은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건을 꺼내든 뒤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과 비교했다.

권 의원은 "저는 헌인마을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특정 매체에서 저와 오 시장, 조은희 의원이 배후에 있다고 제기하더라"라고 질의했고, 오 시장은 여기에 "백현동, 대장동 사업이 인허가건이 걸린 것이었다면 헌인마을은 민간주도의 개발사업"이라고 답해 근원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세운상가 재정비, 심야택시 무단휴업 문제, 기후동행카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공항철도 및 서울 9호선 연장건 등 현안 질의도 이어졌다.

한편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22년 전 발생한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6명의 소방관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이름을 붙인 '명예도로' 지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 의원은 "아무리 법과 제도, 예산, 정책, 행정이 뒷받침하고 발전, 변화시켜도 '안에 사람이 있다' 한마디면 뛰어들 수밖에 없는게 소방관의 숙명"이라며 "홍제동 사고는 방송에서 재조명되기도 하고 이제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잊혀져 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 명예가 아니라 시민들이 기억하는 것이다. 소방관들이 지키던 거리에서 시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기억하는 함께 기억하는 문화"라고 밝혔다.

오 의원은 "이런 취지를 소방청에 제안했고 최초로 평택에 이병곤길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국감에서 울산시장에 말씀드렸더니 올해 노명래길 개통식이 열렸다"며 "홍제동 일대에도 홍제동 소방관길을 만들어 소방관들이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권한이 있는 구청장과 협의해 명예도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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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