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제2차 고용허가제 중앙-지방 협의회' 개최
지역별 외국인력 수요조사 및 체류지원 방안 논의
7개 지자체 "8만명 필요" 나머지 감안 12만명 추산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정부 직접수행 방식 개편
산업 현장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에 필요로 하는 외국인력 규모가 최소 12만명이라는 첫 자체 수요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오후 이성희 고용부 차관 주재로 '제2차 고용허가제 중앙-지방 협의회'를 개최하고, 17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지역별 외국인력 수요조사 및 체류지원 협업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산업현장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비전문 외국인력(E-9) 도입 규모를 기존 11만명에서 1만명 추가해 역대 최대 수준인 12만명으로 늘리는 등 고용허가제를 확대·개편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 받아 외국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2004년 도입된 제도다.
정부는 그간 이러한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관계부처 의견 수렴이나 체류기간 종류 후 출국하는 근로자 수 등을 참고해 산정해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역 수요를 파악해 반영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은 지난 7월 제1차 협의회에서 지역의 수요 등 현장 의견을 반영한 협업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각 지자체는 자체 실태조사 등을 통해 내년에 필요한 외국인력 수요를 최근 고용부에 제출했다.
지자체가 주력 산업 및 인력난 심화 업종을 중심으로 지역이 필요로 하는 외국인력 수요에 대해 자체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전체 17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13곳이 외국인력 수요를 제출했으며, 이 중에서도 경기도 등 7곳은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내년에 외국인력 총 8만 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평택, 안산, 화성 등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인력부족 실태를 파악했고, 경남은 중소기업 간담회를 통해 조선업에 대한 외국인력 수요를 조사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나머지 6곳은 구체적인 수치는 없지만 외국인력 필요성 등을 담은 정성적 결과를 제출했다. 아직 외국인력 수요를 내지 않은 다른 4곳도 서둘러 제출에 나설 예정이다.
고용부는 8만 명에 더해 아직 외국인력 수요를 제출하지 않은 나머지 지자체를 감안하면 내년에 총 12만 명 가량의 외국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7개 지자체가 내년에 요구한 8만 명은 현재 이들 지자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력(15만1000명)의 53.1% 수준으로, 이를 전체 지자체의 외국인력(22만5000명)에 대입했을 때 최소 11만9000명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란 의미다.
고용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외국인력 도입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노동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킬러규제 혁파방안'에서 내년도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12만명+α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인철 고용부 국제협력관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역의 외국인력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겠다"며 "다음 달께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해 도입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이 인력 수요를 보다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지역별 특성에 맞는 조사 방식과 기법을 발전시키는 등 인력수요 분석도 표준화·정밀화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외국인력 도입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안정적 체류를 위한 지원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지자체에 약 300개의 외국인 근로자 지원 시설이 운영 중인데, 이 중 민간 보조 방식의 9개 거점 외국인 노동자 지원 센터는 내년부터 정부 직접 수행 방식으로 개편,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체류 지원 시설, 지역 공공 기숙사 도입 등 지역의 외국인력 체류지원 정도에 따라 고용허가 규모, 신규 허용 업종 및 직종 우선 실시 등을 연계해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산업현장 구인난 해소를 위해 국내 노동시장에 외국 인력이 더 많이 들어오는 만큼 지자체 자체적으로 체류 지원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이 요구된다"며 "중앙과 지역 간 협업 체계도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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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