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 엘리엇 각하 신청 전부기각
심리후 판단…소송비용 50% 지급 명령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1300억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이를 각하해달라는 엘리엇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영국법원은 전날 오후 9시께(한국시간) 엘리엇 국제투자분쟁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 엘리엇 측이 제기한 각하신청을 전부 기각했다.
영국법원은 엘리엇 측 각하신청에 대해 사측이 주장한 사유만으로 관할 요건을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의 조치 해당 여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양측의 구술심리를 거쳐 판단할 사안이라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영국법원은 엘리엇 측의 각하신청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우리 정부의 소송비용 절반(50%)에 해당하는 2만6500파운드(한화 약 437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남은 절반의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향후 소송 경과에 따라 지급 주체를 정하기로 판단을 미뤘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에 찬성 투표 압력을 행사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ISDS를 제기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중재판정부는 지난 6월20일 우리 정부에 5358만6931달러(판정 당시 환율 1288원 기준 약 69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이에 불복한 법무부는 지난 7월18일 중재지인 영국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 사건 판정문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정부 조치'로 인정한 것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상 관할 요건을 잘못 해석한 것이며, 절차상 중대한 하자 등 정당한 취소 사유가 있다는 것이 법무부 측 주장이다.
이에 엘리엇 측은 지난 8월 정부의 취소소송 사유와 관련해 관할 요건과 관련이 없고 승소 가능성이 없다며 후속절차 없이 소송을 각하해달라고 신청했으나 영국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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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