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소환 통보까지…카카오 주가 신저가 '털썩'

사법 리스크에 4만원 붕괴…52주 신저가 경신

카카오가 4만원 밑으로 주저앉으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소환하는 등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1450원(3.58%) 내린 3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카카오의 주가가 장중 4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20년 5월4일(수정주가 3만7434원) 이후 처음이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 주가는 이날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6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걷게 됐다. 이달 들어 11% 이상 빠졌고, 지난달 20일과 비교하면 한달 새 무려 17%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는 앞서 지난 2021년 6월 장중 17만3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70조원대를 기록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내 대표 인터넷·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특수를 누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후 거듭 하락해 현재는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고점 당시와 비교하면 시총은 50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7조3572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7위 수준까지 내려왔다. 연초 23조6513억원이었던 시총은 26% 가량 감소했고, 순위도 11위에서 6계단 낮아졌다.

카카오의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배 대표의 구속 및 김범수 의장의 소환 등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금감원 특사경은 김 전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출석을 통보했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배 대표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3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금감원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2월 경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식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사경은 이들이 SM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도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지난 2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개매수 기간을 포함해 장내에서 SM 발행 주식 수의 4.91%에 해당하는 116만74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특사경이 피의사실 요지에 '5%룰 위반'을 포함한 것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 특수관계자 등이 개입해 사실상 5%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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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