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公, 내주 3분기 실적발표…요금 인상할까

3분기 실적 발표…한전 10일·가스공사 9일 예정
"한전 단발성 흑전…가스, 미수금 추가↑" 전망
전기료는 자구책 발표 후…가스는 총선 후 전망

역대급 적자에 허덕이는 에너지공기업 한국전력·가스공사가 다음주 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전은 흑자전환에 성공하겠지만 단발성에 그칠 것으로,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에 주목된다.



1일 에너지공기업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0일께, 가스공사는 9일께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 2분기 2조2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총 누적 46조9516억원 적자를 냈다. 9분기 연속 적자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에너지 가격이 한때 하락한 영향으로 연료비와 구입전력비가 절감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은 그동안 전기료 인상 효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우려가 계속된다. 흑자전환이 3분기 단발성에 그칠 확률이 높은 데다, 연말께 사채발행 한도 문제에 다시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70달러 대에 머물던 유가가 90달러를 육박하고 지난 6월 9달러 대에 진입했던 액화천연가스(LNG)는 14달러 대에 환율·금리도 우호적이지 않다"며 "당장 연말께 사채발행 한도를 조정하지 않아도 내년 추가 자금 조달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흑전으로 영업손실 폭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사채발행 한도와 고금리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 흑전을 기록해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너지·물가 당국은 4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을 두고 조율 중이다.

앞서 정부는 한전의 자구책 마련을 우선한 뒤 요금 인상안을 발표한다고 밝힌 만큼, 이번주 내 자구책이 확정·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희망퇴직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자구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지난주 산업부에 제출했다.

산업부에서 이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사이 조율 중인 전기요금 인상안이 확정되면, 당정협에서 요금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가스공사의 3분기 실적도 주목된다. 가스공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50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했지만 상반기 기준 7934억1000만원이다.

가스공사는 한전과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손실이 아니지만, 문제는 미수금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올해 상반기 민수용 미수금이 전년 말 대비 3조6579억원 늘어나 12조2435억원이 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민수용 LNG요금은 지난 5월 이후 소폭 인상됐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는 점을 고려하면 미수금은 내년 초 16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에너지 당국 및 업계에서는 가스요금 인상 여부도 현재 논의 중이지만, 연내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겨울철을 앞둔 만큼 올초 난방비 대란이 재현될 수 있는 데다, 전기요금 인상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4·5·7·10월 4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5.5원, 약 38.7%의 가스요금이 인상됐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지금 원가 보상률이 78% 수준이다. (가스요금 인상 관련) 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겨울은 가장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계절"이라며 가스요금 인상은 해야 하지만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논의되겠지만 가스요금 인상은 결정되지 않을 것 같다"며 "겨울 난방 성수기 직전 인상하기 부담스러운 데다, 한전과 달리 가스공사는 손익계산서 상에서 흑자를 유지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사채 발행 한도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스요금 인상은 내년 총선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요금이 동결된다면 최근 유가와 가스 가격 인상이 맞물리면서 미수금 규모 역시 지속 상승하면서 14조~15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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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