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이사장 임명권’ 입장 없는 4·3평화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오임종 직무대행, 14일 오후 오영훈 제주지사 만나
공개 발언에서 “말씀 들어보고 이사회 전달”만 밝혀
오 지사 “문제 슬기롭게 해결 적임자…뒷받침 할 것”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이 임기를 두 달 여 남기고 사퇴하면서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오임종 전 4·3유족회장이 14일 오후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만났다.



이사장 사퇴라는 사태를 만든 제주도의 '재단법인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개정 추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오임종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4·3평화재단) 이사회에서 (조례와 관련한) 의견이 넘어왔는데 오 지사의 말씀을 들어보고 향후 이사회가 열리면 (지사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의견을 모으고 직원들 의견도 물어서 전달하겠다"고 했다.

도는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선임직 이사를 공개모집하며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추천을 통해 도지사가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전부 개정안을 지난 2일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 중이다.

지금까지 재단 이사장을 이사회에서 정해온 방식을 벗어나 도지사가 임명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전임 고희범 이사장은 직을 사퇴하며 조례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오 직무대행은 도의 조례 개정 추진에 대해 어떤 입장도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않은 것이다.

오 직무대행은 오 지사와의 비공개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례 개정안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번 문제가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도민과 유족의 입장을 중심으로 잘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오 지사는 오 직무대행과의 대화에서 "재단의 역할을 저 뿐만 아니라 공직자나 4·3유족 관계자, 도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며 "그 과정 속에 화해와 상생, 4·3정신이 잘 반영되면서 지혜롭게 문제가 해결되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재단 문제를 가장 슬기롭게 해결할 적임자로 오셨기에 역할을 잘 하시라 믿고 잘 뒷받침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만남은 제주도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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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