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혁신 결사체 '찻잔 속 태풍' 그칠까…비명계도 시큰둥

민주 대표적 비명계 4인방, '원칙과 상식' 결사체 출범
"당내 침묵하는 많은 인사들 적극 참여하리라 믿어"
친명계 "공천권 달라는 얘기 아니냐…나갈 명분 쌓기"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 4인방이 16일 정치결사체 '원칙과 상식'을 띄우며 당내 침묵하는 이들을 향해 연대해줄 것을 호소했다. 다만 당 지도부를 비롯해 비명계 의원들조차 시큰둥한 분위기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4명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도덕성과 민주주의, 비전 등 3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를 위한 '방탄 정당' 행보를 멈추고 강성 지지층을 손절하는 동시에, 민생과 미래 정책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같은 견해에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결사체와 연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우리 당의 침묵하는 많은 당원들, 지금은 떠났지만 과거 민주당 정권 창출에 힘을 실어줬던 유권자들, 그리고 정부여당의 실정 탓에 어쩔 수 없이 현재의 민주당을 지키며 관망하는 많은 의원들이 함께 하고 있고, 향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당내 청년과 고문단을 포함해 함께 할 원내외 인사들을 적극 찾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내선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왔다. 이들 모임이 '탈당 명분쌓기'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비명계도 팔짱 끼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친명계 한 중진 의원은 "새로운 게 전혀 없다"며 "사실상 본인들을 해당행위로 몰아가 징계해달라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당을 나갈 명분을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결국 당권을 내놓으란 이야기"라며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천권을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도 "단체 클럽 결성 명분으로는 너무 약한 메시지였다"며 "결기 있는 의원 4명이 왜 이렇게 약한 메시지를 냈겠나. 이들도 다음 행동 플랜을 위한 명분을 쌓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봤다.

이어 "이들이 당에 잔류한다고 하지만 본인들 목소리가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고 여기면 다른 결단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들이 진짜 탈당하지 않고 소위 휘슬러, 즉 호루라기를 부는 역할만 할지 아니면 다른 목표가 있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지금 탈당하면 춥고, 나가긴 싫은데 당내서 본인들의 입지는 좁아졌으니 이런 어정쩡한 스탠스가 나오지 않았겠나"라며 "대의를 위해 본인들이 몸을 던지겠다는 메시지조차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다"고 일갈했다.

이들 모임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별반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도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재선 의원은 "내년 선거에서 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선 당연히 반향이 없을 수밖에 없다"라며 "당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이 아닌데 왜 굳이 의원들이 이름을 올려 같이 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역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 모임이 구체적 공동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후 다른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관망적 목소리도 나온다.

비명계 한 초선 의원은 "본인들이 정치적 소신을 걸고 하겠다는데 다른 쓸데없는 사족을 걸 필요가 없다"며 "향후 여러 의원들이 같이 힘을 모을지 어떻게 아나. 당내 상황이 어떻게 흘러 갈지 두고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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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