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출하기 맞은 제주 당근…값싼 수입산에 '시름'

제주농협 "적극적인 '매취수매'로 가격하락 방지"
재배농가, 비상품 당근 유통 근절 등 타개책 분주

올해 당근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덩달아 생산량도 예년의 2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의 저가 물량 공세도 이어져 전국 당근 최대 주산지인 제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폭증한 생산량과 재배 원가 인상까지 겹치며 제주 농민들이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21일 제주농협 유통지원단에 따르면 올해 당근 생산 예상량은 총 5만4000여t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재배면적을 고려한 예상치로 산지 생산량 전망치는 전년도 2만9241t을 훌쩍 넘은 약 6만여t으로 추정된다.

올해 농가 당근 재배면적은 총 1431㏊로 평년(1199㏊)에 비해선 조금(19.3%)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전년(848㏊) 보다 약 68.7%나 크게 늘었다.

작황호조로 생산단수가 증가하며 생산량은 전년 2만9000여t에 비해 약 85.8%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제주농협 등 관계당국은 당근 출하기를 맞아 수급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근 최대 주산지 제주 구좌읍 농민들로 구성된 당근연합회 회원 70여명은 이달 초 이미 '비상품 당근 유통 근절 결의대회'도 열었다.

비상품은 산지 생산단계부터 자율폐기해 시장 유통을 원천적으로 막아 수급안정화와 가격 방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농협도 매취수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취수매는 당근이 최대로 출하되는 시기에 물량 조절 등 수급 안정화로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당근생산 농가로부터 직접 물량을 사들이는 조치다.

제주농협은 올해산 당근 매취수매 물량을 약 1만t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소요비용만 107억원에 이른다. 농협은 당근 자조금에서 7억원, 구좌농협에서 70억원, 농협경제지주에는 약 30억원을 지원 요청한 상태다.


또 선제적 수급안정대책을 위해 상품당근을 이용한 음료 등 가공사업을 1만1000t 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축저장 4000여t과 상품성 향상을 위해서도 2만4000여t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은섭 ㈔제주당근연합회장은 "예전에는 생산원가를 모두 농가가 부담해도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었지만, 현재는 저가 수입 당근이 들어와 제주산 당근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국내 연간 당근 소비량이 약 20만t에 이르지만 중국산 등 저가 수입 당근 유통량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품질은 제주산 당근이 (수입산에 비해)월등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외형상으로 같아도 중국산과 베트남산 10개를 줘도 제주산 당근 1개와 비할 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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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