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자금세탁 등 유죄 인정

벌금 5조6000억원, 자오 CEO 경영 배제
갈랜드 미 법무 "신기술로 법 위반하면
질서 파괴자 아닌 범죄자 된다는 메시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설립자 자오 창펑이 자금 세탁 유죄를 인정하고 5000만 달러의 벌금 및 바이낸스 CEO 사퇴를 받아들였다. 또 바이낸스사도 43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의 벌금과 보상금을 미 정부에 내는데 동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바이낸스가 미 재무부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이 같은 조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자오 창펑 CEO에 대해 18개월 징역형을 구형할 예정이었다.

바이낸스는 합의에 따라 정부 지명 기업 감시인을 임명하는데 동의했다. 자오 CEO는 기업 감시인이 지명된 시점부터 3년 동안 바이낸스 경영에 관여하지 못한다.

자오 CEO와 바이낸스사는 미 캘리포니아주 시애틀의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NYT는 종종 전 세계 암호 화폐 거래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서 강력한 핵심 중개 역할을 해온 바이낸스와 자오 CEO의 유죄 인정이 암호화폐 업계에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유죄 인정은 이달초 샘 뱅크먼-프리드 FTX 암호화폐거래소 설립자가 유죄 평결을 받고 FTX사가 붕괴한 데 이은 것이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메시지는 분명하다. 신기술로 법을 위반하면 질서 파괴자가 아닌 범죄자가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2년전 FTX사건이 터진 뒤 미 당국이 암호화폐 회사 대표들을 소추해왔고 증권거래소(SEC)도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회사인 코인베이스 등을 기소했다. SEC는 지난 20일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이 적절한 자산 등기 절차 없이 운영하면서 고객의 예금과 회사 자산을 구별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했다.

바이낸스사와 자오 CEO 및 다수의 고위 직원들은 고객들의 신원을 파악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한 은행비밀보호법 규정 등을 위반해 이란, 쿠바, 시리아 등의 제재 대상 고객들이 바이낸스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미 당국은 자오 CEO가 제재 대상국 고객들이 바이낸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 검찰은 특히 바이낸스가 불법 자금 거래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은행비밀보호법 및 제재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갈랜드 법무장관은 “처음부터 자오 및 다른 자금 담당 임원들이 고의로 미 법률에 따른 규제를 이행하지 않고 미국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일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불법 해외 송금 외에도 바이낸스가 고객으로 삼을 수 없는 미국 소재 기업들과 거래했다. 자오 CEO가 소유한 별도 회사 바이낸스.US가 미국의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해 운영돼야 하지만 자오 CEO와 임원들은 바이낸스가 큰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자오 CEO는 미국의 큰 고객들과 바이낸스 거래 사실을 숨겨 미 감독 기관에 걸리지 않도록 감췄다. 그밖에도 바이낸스는 범죄에 연루돼 거래가 금지됐던 주요 고객들이 다시 거래하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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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