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4년만에 태평양에 ICBM 발사…왜 지금 태평양에?

통상 신장 보하이만에서 실험, 미·일본 등에 핵무력 과시
“유엔총회 기간 중 발사, 국제사회에 직설적 신호” 해석도
로켓군 부패 숙정에도 ICBM 핵무력 이상없다 과시 의도도

중국 로켓군은 25일 오전 8시44분(현지시각) 모의 탄두를 장착한 ICBM 1발을 태평양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중국 국방부 설명처럼 무기 장비 성능과 부대의 훈련 수준 검증을 위한 연례 계획에 따라 진행됐고 미국과 일본 등 관련국에도 사전에 통보됐다.


▲ 중국군이 25일 태평양 해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해당 ICBM 사진을 공개했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군 웨이보(뉴시스제공)>

중국이 ICBM 발사를 사전 통보한 것는 태평양으로 발사하면 주변국에 포착될 가능성이 많아 사전에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중국은 ICBM 발사 실험은 서부 신장의 사막이나 보하이만 등에서 실시했으나 이번에는 1980년 5월 이후 44년여만에 태평양으로 발사했다.

중국은 “발사 미사일은 정해진 해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발표했으나 정확한 낙하 지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AP 통신은 25일 전문가들은 발사 장소로 태평양을 선택한 것은 핵능력 강화를 과시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 지역 동맹국에 대한 경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전화 통화가 수 주내로 열리기에 앞서 실시된 것도 의미가 없지 않다.

지난달 말 중국 정찰기가 처음 일본 영공을 침범하고, 중국과 필리핀간 남중국해 갈등이 계속될 뿐만 아니라 5월 라이칭더 총통 취임 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도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국방부는 25일 중국의 ICBM 발사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의 수석연구원이자 전직 미국 국방부 관리인 드류 톰슨은 “뉴욕에서 유엔 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의 ICBM 발사는 국제 질서에 대한 꽤나 직설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관용에는 한계가 있으며, 억제력이 실패하면 가장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ICBM 발사는 올해 로켓군의 간부들이 잇따라 부패 혐의로 낙마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ICBM은 로켓군 관할이다. 로켓군 내부 숙정에도 불구하고 전략 무기 관리와 훈련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내부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단장대에서 인민해방군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잉위린 조교수는 “중국이 미사일 전력과 핵 억제력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발사 실험을 했을 수 있다”며 “국외에서 로켓군의 힘에 대한 의심을 없애고 싶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군사 예산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전투기의 절반 이상이 4세대 또는 5세대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은 미사일, 스텔스 항공기,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폭격기, 첨단 수상함 및 핵추진 잠수함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5월 현재 5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경우 핵탄투 4380개와 해체를 기다리는 퇴역 탄두 1200개 등 총 558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핵탄두는 5044개로 추산했다.

앞서 미국은 6월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재돌입체를 장착한 비무장 ICBM ‘미니트 맨 3’ 두 발을 발사해 마셜 제도에 있는 미국 시험장에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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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