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예결위, 정민구 의원 "도민 혼란"
오영훈 제주지사의 핵심 공약인 수소트램 도입과 관련 제주도의회에서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트램과 맞지 않는 제주 지형, 대중교통 정책과 맞물려 발생하는 도민 혼란, 도입 시 긍정적인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다.
28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024년도 제주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은 이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정 의원은 먼저 "우근민 지사 시절 트램 이야기가 있었고 나름대로 연구 용역을 하다 중단된 사업을 오영훈 도정에서 다시 불씨를 지피고 있다"며 "(예측된 트램 노선에 포함되는) 관덕로는 차량 통행이 많고, 제주시를 관통하는 버스 노선이 있는 곳인데, 트램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평탄한 지형인 유럽에서 트램이 이용되고 있는 것을 언급한 정 의원은 "트램은 제주도 지형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 기술로는 트램이 (제주국제공항 인근) 해태동산을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강석찬 도 교통항공국장도 "제주의 경사가 한 8% 정도 되는데, 해태동산 부분은 교량까지도 같이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또 "정책에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며 "물론 전임 도정에서 시작했지만, 버스 전용차로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도민도 그거에 맞춰 익숙해져 가고 있는데, 트램이 들어오면서 이걸 바꾼다고 하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수 감소로 인한 예산 부족 문제가 떠오른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냈다. 정 의원은 "검증되지도 않은 이런 사업들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더 이상 진행이 안 됐으면 좋겠다라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대중교통과 겹쳐 발생하는 혼란은 누가 감당할 것이냐. 모든 피해는 도민이 볼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라며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국장은 "수소트램 자체도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우려하시는 부분들을 감안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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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