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 18개월째 '감소'…31년 만에 200억弗 적자 예고

지난달 대중 수출 전년比 0.2% 감소…7.3억 달러 적자
올해 11월까지 대중 무역적자 180억 달러 넘어서
1992년 이후 연간 적자 처음…"회복세로 보기 일러"

대(對)중국 수출이 1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연간 대중 무역수지는 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1992년 이후 31년 만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113억6000만 달러(14조7555억원)로 집계됐다. 18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 감소세로,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달 7억3000만 달러(9533억700만원) 적자를 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쌓인 대중 무역적자 172억7180만 달러(22조5501억원)에 더하면 누적된 무역적자는 180억 달러를 훌쩍 넘기게 됐다. 연말까지 대중 무역적자는 200억 달러를 육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2년 10억7130만 달러(1조3991억원) 적자가 마지막이다. 이후 30년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왔다.

규모도 역대급이다. 대중 무역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적자를 냈던 해는 1991년으로, 당시 무역적자는 24억3804만 달러(3조184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지난달 잠정치임을 감안해도 180억 달러를 넘겼고, 연말까지 더 불어날 가능성이 남았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부는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이 지난달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무선통신 등 주요품목의 수출 반등에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회복 흐름을 보이다 지난달 전년 대비 12.9% 증가한 95억2000만 달러(12조3674억원)를 달성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1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연초부터 코로나 이후 경제활동 재개의 효과가 생각보다 느리게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대중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달에 30%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 부품,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도 개선세를 보였다"며 "전년 대비 0.2% 감소니까 실질적으로 작년 수준은 거의 회복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면 전문가들은 중국의 회복세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증가세 역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며 일어난 일시적 현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아직 조금 이르다"며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로 전환돼야 하는데 아직은 가격이 일시적인 반등 효과"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중국의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고 뚜렷하게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반전으로 보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갑자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여지는 좀 부족해 보인다는 점에서 아직은 완전히 회복된다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며 "중국으로 판매되는 수출도 늘어나기가 어려워 보이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출 상승세를 이어갈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성 교수는 "중국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 하에서 (수출실적이) 개선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지금도 계속 반영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것은 맞는거 같은데 상승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보다 나빠질리는 없지만 여기서 조금 올라가줘야 하는데 올라가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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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