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힐링"…제주 워케이션 시장, 내년엔 2배 성장한다

제주, 워케이션 선도지역 각광

제주도가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이른바 '워케이션(work+vacation)' 환경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워케이션이 관광을 대신할 '미래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지역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거라는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지자체마다 워케이션 '성지' 선점을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치는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제주도는 '관광 1번지'라는 현재진행형의 영광을 워케이션으로 분산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 수단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선 8기 오영훈 제주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워케이션을 관광객 유치와 기업 유치를 위한 새로운 분야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기적으로 읍·면 권역별로 농어촌 빈집이나 유휴시설을 등을 활용한 체류형 워케이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일정한 외부인 '정주 인구'를 유지해 지역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 하겠다는 전략이 깃들어있다. 지자체마다 귀농인 지원 정책으로 인구 늘리기에 힘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구는 곧 경제'라는 개념 아래 근무지의 경계를 허무는 워케이션으로 잠재적 투자기업의 관심도를 높여 일정 규모의 경제 활성화를 유지시키겠다는 목표가 반영돼 있다.

가능성은 벌써 입증됐다. 정부가 지난해 주최·주관한 ‘2022년 메타버스 노마드 시범사업’을 통해 제주에서 원격 근무에 나선 27개 기업 중 96%가 재참여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도외 기업 참가자 121명은 공유오피스 ‘대정 스페이스 모노’에서 근무하면서 돌고래 투어와 밀감 따기 등 제주만 가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역주민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특화 프로그램 체험과 근무환경에 적합한 공유오피스에서도 근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유익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성공 기대감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제주도는 도외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구성원이 제주에서도 불편이 없도록 공공형 오피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개성을 갖춘 민간형 오피스도 제주 전역에 분포돼 있다. 민간 워케이션 오피스 산업 활성화로 지역상권 소비 증대에 기여하는 것은 덤이다.


도내 민간형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시설은 디어먼데이 제주(조천읍 와산리), 리플로우 제주(제주시 삼도2동), 스페이스 모노(대정읍 하모리), 질그랭이센터(구좌읍 세화리) 등 16개소에 달한다.

민간 주도의 워케이션 센터로는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세화리 질그랭이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2020년 1월에 문을 열었다. 세화리 종합복지타운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증·개축했고, 2년 전에는 공유 오피스까지 추가됐다.

첫해 매출은 500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워케이션 시도 기업을 연계해 준 제주관광공사 등의 도움을 받아 현재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창출하는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노력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올해 제주를 다녀간 워케이션 참여자는 벌써 1만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워케이션 바우처 지원사업 운영업체인 도내 민간오피스 시설 16곳을 통해 참여 인원을 파악한 결과 도외 기업 임직원 등 9760명이 제주 워케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소규모 민간 오피스 시설과 기업 자체적으로 숙박시설을 빌리는 수단까지 합하면 올해 제주 워케이션 이용객은 자연스럽게 1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적극적인 투자로 시설이 더욱 확충되는 만큼 도는 내년도 워케이션 유치 목표를 2만명 수준으로 높여 잡았다. 이를 위해 서울경제진흥원(SBA)등 과의 협력도 강화,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들의 제주 워케이션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명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제주도가 워케이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기반시설 및 환경 개선, 지역과 연계한 차별화된 여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워케이션 성지로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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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